트럼프 "대북 군사옵션 장전 완료…김정은, 어리석은 행동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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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되는 한반도 위기
트럼프, 북한의 위협에 더 강하게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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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치권은 이 같은 ‘구두(口頭)전쟁’이 핵(核)전쟁의 망령을 되살린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제를 공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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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휴가지인 뉴저지주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기자들을 만나 지난 8일 자신이 내놓은 ‘화염과 분노’ 발언이 북한을 자극해 오히려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나는 오히려 발언의 강도가) 충분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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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로 대북 군사옵션이 준비됐다고 경고한 데 이어 “미 공군 B-1B 랜서 폭격기들이 괌에서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 임무 명령을 받으면 수행하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밝힌 미 태평양사령부의 트윗을 리트윗했다. ‘파잇 투나잇’은 미 태평양사령부의 슬로건으로 오늘 밤 당장 전투가 벌어져도 이길 수 있는 준비태세를 뜻한다.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된 B-1B 랜서는 북한 미사일 기지 수십 곳을 선제 타격하는 핵심 무기다.
‘미치광이 전략’일까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미치광이 전략(madman strategy)’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이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을 상대에게 심어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끄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더 파이프’란 매체가 ‘대통령의 예측불가는 큰 자산이다. 북한은 (버락) 오바마(전 대통령)가 뭘 할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트윗을 올리자 이를 리트윗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해당 매체가 제대로 짚어내줬다는 표현이다.
이런 초강경 발언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간담회 말미에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 중국이 할 일이 많을 것”이라며 “중국이 우리를 돕는다면 나는 통상 문제에서 다르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북한과 본격 협상에 나서기 전 ‘기선 제압용’이라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완료 시기를 늦추거나 중단시켜 협상 부담을 덜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제해야”
미국 민주당 의원 62명은 전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강경발언을 연일 쏟아내는 트럼프 대통령을 자제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존 코니어스 의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북한과의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키고 핵전쟁 망령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고 밝혔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군사적 해결책을 예상하지 않는다”며 미·북 간 초강경 말폭탄은 “잘못된 반응”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