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열차추돌 대형참변… 최소 43명 사망·100여명 부상

차량 허공에 날아올라…"선로변경 착오·인프라 부실이 원인"

이집트 북부 지중해 연안 도시 알렉산드리아 인근에서 11일(현지시간) 대형 열차사고가 발생해 최소 43명이 숨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리아 보건당국 고위 관리인 마그디 헤가지는 성명을 통해 이날 오후 2시께 알렉산드리아 인근 코르시드 역에서 여객열차 2대가 충돌해 현재까지 43명이 사망하고, 12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집트 철도 당국도 카이로에서 출발한 열차 1대가 코르시드 역에 정차 중이던 포트사이드발(發) 열차의 뒷부분에 추돌하면서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코르시드 역은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를 잇는 철로가 지나고 있다.목격자들은 충돌한 열차의 객차들이 하늘을 향해 치솟으며 피라미드 모양을 만들었다며 당시 처참했던 상황을 전했다.

또 기차의 객차와 엔진 차가 심하게 훼손된 채 선로를 이탈한 모습과 수백 명의 구경꾼과 희생자 가족이 선로 주변을 서성이는 장면이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AP통신은 코르시드 역 인근 주민들이 열차 안으로 뛰어들어 생존자들을 구조하고, 부상자들을 밖으로 실어나르고 있다고 전했다.이집트 당국은 사고의 원인에 대해선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이집트 교통부 장관인 히샴 아라파트가 "이번 사고는 인간의 실수다.

기간시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언급한 만큼 선로변경 실수가 유력한 사고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부실한 철도 안전 시스템과 관리 소홀로 열차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작년에만 이집트에서 1천249건의 열차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번 참사는 지난 2006년 이후 발생한 열차 사고 중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6년 카이로 인근에서 두 여객열차가 충돌해 최소 51명이 사망했고, 2002년엔 카이로 남부에서 만원 기차에 불이 나 373명이 죽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viv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