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질주에… 권오현, 상반기 139억 '보수킹'

반기보고서 임원 보수 현황

오너보다 보수 많은 전문경영인
삼성 사장단 윤부근·신종균, 2016년보다 3배 늘어난 50억 받아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13억

오너 경영인 1위는 서경배
96억 수령…1년 새 11배 ↑
신동빈 48억·구본무 43억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 상반기 139억여원의 보수를 받았다. 전문경영인(CEO)은 물론 오너를 포함해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올 상반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오너보다 보수가 많은 CEO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기업이 수두룩해 연말 경영진 성과급도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 보수 20억원↑
1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상장사 반기보고서의 임원 보수 현황에 따르면 오너 경영인 중 올 상반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 회장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으로부터 총 96억3500만원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에서만 상여금 56억4700만원을 포함해 65억5350만원을 수령했다. 지난해에는 아모레퍼시픽에서만 7억9800만원을 받은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보수가 11배 이상 늘어났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보수 상승폭도 컸다. 신 회장은 올 상반기 48억7600만원을 받았다. 계열사별로 수령한 금액이 △호텔롯데 12억5100만원 △롯데케미칼 12억5000만원 △롯데쇼핑 8억7500만원 △롯데제과 8억7500만원 △롯데칠성음료 6억2500만원 등이다. 지난해 상반기(26억5299만원)보다 20억원 이상 늘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연봉도 크게 늘었다. 김 사장의 올 상반기 보수는 28억8400만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다.허창수 GS그룹 회장은 GS와 GS건설로부터 49억53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52억1900만원과 비교해 5.1% 줄어든 액수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억원)에 비해 소폭 줄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43억원(급여 20억원, 상여금 23억원)을 받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 등 계열사에서 41억1808만원을 받아 지난해와 비슷한 보수를 가져갔다.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로부터 올 상반기 8억47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하반기 보수 11억3500만원에 비해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미등기 임원으로 보수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보수 역시 지난해 상반기 11억7200만원에서 올 상반기 7억4900만원으로 감소했다.
◆삼성 ‘샐러리맨 3인방’ 240억원 받아

오너보다 보수가 많아진 CEO가 적지 않았다. 삼성전자 부품(DS) 사업을 총괄하는 권 부회장은 상반기에 급여 9억3700만원, 상여금 50억1700만원, 특별상여금 80억2600만원 등 139억80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보수(29억원)의 5배에 가까운 금액이다.삼성전자의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과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 사장의 보수도 각각 종전의 3배 수준인 50억5700만원, 50억5000만원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어 상여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박성욱 부회장과 김준호 사장도 상반기에 각각 13억9000만원, 13억3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장동현 SK(주) 사장은 SK텔레콤으로부터 10억6600만원을 받았다. 장 사장은 지난 3월 SK텔레콤에서 SK(주)로 옮겼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상반기 보수는 12억5700만원이었다. 네이버 경영진도 두둑한 보수를 받았다. 김상헌 전 대표이사는 상여금 19억9500만원, 급여 2억3400만원과 함께 퇴직소득 30억5700만원까지 합쳐 52억8700만원을 받았다. 한성숙 대표이사는 15억4500만원, 이해진 이사회 의장은 8억1000만원을 받았다.증권업계에선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CEO 연봉 1위’를 예약했다. 유 사장은 상반기에 24억5233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조진형/나수지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