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도 '블라인드 채용' 한다

이력서에 학력·전공·학점란 삭제

9월 신입 5급 채용부터 적용
한국은행은 신입직원(종합기획직 5급)을 뽑을 때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 지원서에서 최종학력, 출신학교, 전공, 학점, 성별 등을 없애기로 했다. 출신학교를 유추할 수 있는 이메일 주소 등을 써서도 안 된다. 다만 지원자 확인을 위해 합격자만 사진과 생년월일을 추후에 내도록 할 방침이다.

한은은 블라인드 채용 의무 대상 기관은 아니지만 2년 전부터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사실상 블라인드 채용을 해왔다. 주소나 가족사항 등 채용과 상관없는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았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도 출신학교, 출신지역 등 평가에 편견을 줄 수 있는 개인정보를 알리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불이익을 준다고 공지했다.과도한 ‘스펙’ 경쟁을 막기 위해 직무 역량과 연관성이 낮은 항목도 덜어냈다. 서류전형에서 각종 자격증과 제2외국어 성적, 논문 게재 실적 등 7가지에 달하던 우대 항목을 한은 통화정책경시대회 수상자 항목만 남기고 모두 없앴다. 자기소개서 문항도 4개에서 2개로 줄였다. 한은 금융경제법 연구논문 수상자는 우대 사항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한은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학점 등을 기준으로 삼을 수 없게 됨에 따라 서류전형 심사 기준을 강화한다. 한은 관계자는 “지원자의 한은에 대한 관심도와 준비 상황을 파악할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이달 말 채용설명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9월에 서류전형을 하고 경제, 경영, 법, 통계학 등 전공과목 필기시험은 10월21일에 치른다. 올해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64명을 선발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