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이익 동반 추락… 대형마트는 온라인만 '선방'

고전하는 유통업계
편의점과 비교하면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의 강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백화점은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줄어드는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마트는 온라인 쪽만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은 400억원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영업이익(900억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매출은 2조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롯데쇼핑 측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 매출이 감소했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내국인 방문객의 판매관리비를 늘리면서 수익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중국사업부 2분기 매출은 작년보다 28.6% 떨어졌다.롯데보다 외국인 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현대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줄었다. 현대백화점 2분기 영업이익은 691억원으로 작년보다 11.3% 줄었다. 매출은 작년 2분기보다 3.1% 감소한 4359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개선됐다. 매출은 3%, 영업이익은 6.9% 늘었다. 그러나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한 백화점업체 대표는 “이제 기존 백화점 매장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는 온라인에서 강세를 보인 이마트와 사드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마트의 희비가 엇갈렸다. 중국 매장 대부분이 영업정지를 당한 롯데마트의 2분기 영업적자는 770억원에 달했다. 중국 롯데마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4.9%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항의하기 위해 롯데를 집중 겨냥했기 때문에 롯데 유통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은 예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마트의 실적을 보면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을 선점한 효과가 나타난다. 이마트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7%, 25.4% 증가했다. 기존 이마트 영업이익은 6%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 영업이익이 113% 뛰었고, 온라인몰인 이마트몰도 영업적자가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트레이더스와 이마트몰 매출은 작년 2분기보다 각각 33.1%, 25.5% 늘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