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병 혁명' 블루보틀에 애타는 커피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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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005년 창업한 핸드드립 커피
"스타벅스가 마이크로소프트라면
블루보틀은 커피업계 애플" 평가
국내 식음료업체 접촉했다 '퇴짜'
이런 블루보틀이 국내 커피업계를 애타게 하고 있다. 2015년 일본에 진출 직후부터 내로라하는 기업과 개인들이 블루보틀을 직접 찾아가거나 접촉해 국내 진출을 타진해왔다. SPC그룹과 파라다이스그룹 등도 최근까지 협상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손수레로 시작한 ‘커피 혁명’
◆일본서 계속 확장하는 블루보틀
프리먼 CEO는 커피의 원두와 맛에 관한 한 타협하지 않는다. 지난해 원두 도매 사업을 과감하게 접은 게 대표적인 예다. 대부분의 커피 회사는 직접 볶은 원두를 다른 곳에 대량 공급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프리먼 CEO는 “도매로 공급받은 회사는 우리 브랜드에 대한 책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기존에 해오던 원두 도매 사업을 중단했다.블루보틀은 같은 이유로 가맹점을 내지 않고 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미국의 25개 지점과 일본 도쿄의 5개 지점 등 30개 매장을 모두 직영하고 있다. 바리스타 면접을 창업자가 직접 보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외 국가에선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확장 중이다. 여기엔 프리먼의 경험이 담겨있다. 그는 클라리넷 연주 여행을 다니면서 도쿄의 카페들을 섭렵했다. 그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특히 도쿄의 오랜 전통이 있는 카페 문화에 큰 감명을 받았고, 2007년부터 일본의 커피 기구와 추출 기법을 도입했다”며 “정교하면서 장인 정신이 살아있는 일본의 바리스타와 이를 즐기는 카페 문화가 블루보틀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 진출 언제 할까…업계 ‘예의주시’일본에선 2015년 처음 도쿄에 문을 열자마자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네 시간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국내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블루보틀 마시러 도쿄에 간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입소문이 났다. 작년 10월 나카메구로점을 열 때도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블루보틀의 원두와 커피용품 등은 국내에서도 해외 직구 사이트 등에서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 시기에 대해서는 예측이 엇갈린다. 업계에선 “해외에서 잘나가는 식음료 회사는 한국에 다 들어왔는데, 유일하게 없는 게 블루보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장인 정신과 품질을 중시하는 회사 특성상 스타벅스 등 대형 커피전문점이 포화상태인 한국에 서둘러 진출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최근엔 직접 진출을 위해 바쁘게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