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2019년은 건국 100주년"…김구 선생 묘역 참배로 '쐐기'?

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건국절 논란 재점화
"1919년 임시정부가 건국"

"1948년 정부수립이 건국"
한국당·바른정당 비판
< 김구 묘역 찾아 분향 >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인 15일 서울 효창공원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찾아 분향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1919년 4월13일 임시정부 수립일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라며 “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날 독립유공자 및 유족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2년 뒤인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고 말한 데 이어 공식적으로 건국절 관련 입장을 재차 밝힌 것이다.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역사를 잃으면 뿌리를 잃는 것”이라며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란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진정한 보훈은 선열들이 건국 이념으로 삼은 국민주권을 실현해 국민이 주인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19대 대통령 문재인 역시 김대중, 노무현만이 아니라 이승만, 박정희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모든 대통령의 역사 속에 있다”며 “보수나 진보 또는 정파의 시각을 넘어 새로운 100년의 준비에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효창공원 내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를 모신 삼의사(三義士) 묘역과 함께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했다. 현직 대통령이 김구 선생의 묘역을 찾은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대통령의 (건국절) 발언을 두고 건국절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해석이 나왔는데 오늘 참배도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년간 보수 정부는 건국일을 1948년 8월15일로 규정했고, 이에 진보진영 등은 임시정부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문 대통령이 1919년을 건국일로 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건국절 논란은 재촉발될 전망이다.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너무 당연한 1948년 건국을 견강부회해서 1919년을 건국이라고 삼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며 “국가가 성립하려면 정치학 교과서에서 나오듯 국민, 영토, 주권이 있어야 하고, 그런 기준에서 1948년 건국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우리 사회는 1919년 건국과 1948년 건국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임기 중 첫 광복절을 국민 분열을 야기하는 행보로 이끌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