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젠 '유전자가위' 기술 세계 1위 종자기업에 수출

사용료·판매로열티 등 받기로
몬산토, 작물개발 등에 활용

김종문 툴젠 대표(오른쪽)와 톰 애덤스 몬산토 부사장은 지난 15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몬산토 본사에서 크리스토퍼 유전자가위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툴젠 제공

바이오벤처 툴젠이 세계 1위 종자기업 몬산토에 유전자가위 기술을 수출한다.

툴젠은 17일 몬산토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 특허(Crispr-Cas9)의 글로벌 통상실시권을 이전하는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툴젠은 몬산토에서 기술 사용 선급금 및 개발 단계별 성과기술료(마일스톤), 제품 판매 시 경상기술료(로열티) 등을 받는다. 계약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비독점 계약이어서 해당 기술을 다른 회사에도 추가로 이전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몬산토는 세계 종자 시장의 43%를 장악하고 있는 최대 종자회사다. 세계 최초로 유전자변형작물(GMO)을 상업화했다.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곡물 품종 중 40% 이상이 몬산토가 개발했거나 특허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몬산토 매출은 150억달러(약 18조원)에 이른다.

몬산토는 툴젠의 유전자가위 특허를 옥수수 콩 면화 등 주요 작물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GMO의 안전성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몬산토가 유전자가위 기술을 해법으로 선택한 것이다. 몬산토는 지난해 9월과 올 1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가 운영하는 브로드연구소에서도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전받았다. 유전자가위 분야는 툴젠, 브로드연구소, UC버클리 등이 주도하고 있다.

툴젠 관계자는 “몬산토가 특허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을 이전받기로 한 것”이라며 “툴젠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있다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툴젠은 지난해 한국과 호주 특허를 획득했고,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10개국에서 특허 심사 중이다. 유전자가위는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절단해 나쁜 성질을 없애거나 좋은 성질을 강화하는 효소다. 동물의 성장 유전자 등을 끼워 넣는 GMO와는 다르다.

김종문 툴젠 대표는 “유전자가위를 활용한 종자 개량을 합법화한 국가는 아직 없다”며 “최근 각국이 허용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몬산토가 미래 기술 확보 차원에서 선제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