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베트남법인 경영권 인수

현지 주주들과 큰 틀서 합의
손실 누적 어려움…재도약 시도
NH투자증권이 장기간 고전 중인 베트남 투자법인의 경영권을 조만간 인수한다. 2009년 베트남 우리CBV증권 지분 49%를 인수하며 베트남에 진출한 NH투자증권은 이 증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현지 사업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우리CBV 현지 주주들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는 데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21일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연내에 관련 작업을 마무리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베트남 증권사인 우리CBV는 올 상반기 3억원의 매출과 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우리CBV는 NH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 시절이던 2009년 85억원을 들여 지분 49%를 인수했다. 이후 경영권은 확보하지 못한 채 주요 주주로만 머물러 왔다.

우리CBV는 NH투자증권이 주주로 올라선 뒤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연간 매출도 10억원을 넘지 않고 있다. 우리CBV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경영을 둘러싼 NH투자증권과 다른 주주 간 의견 차이가 커 효율적으로 사업을 전개하지 못한 결과라는 게 증권업계 시각이다.

이 증권사 가치도 추락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우리CBV 지분의 장부가치는 올 6월 말 기준 34억원이다. 인수 가격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NH투자증권은 2015년 이후 우리CBV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나섰지만, 서로 원하는 가격 차이가 커 협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우리CBV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만간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하고 재도약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자본시장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현지 진출을 모색 중이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베트남 마리타임증권과 인도네시아 증권사 경영권 확보를 추진 중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