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주가 바닥?… 임직원, 자사주 줄줄이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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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섭 사장 대행, 1억 규모 매수방산비리 연루 의혹과 분식회계 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임직원이 이달 들어 줄줄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최근 주가가 급락한 데다 외부감사인(삼일회계법인)이 올 상반기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의견을 내자 저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장성섭 KAI 사장 직무대행(부사장)은 지난 18일 회사 주식 2270주를 9965만원에 매입했다. 장 직무대행의 주당 매입 가격은 4만3900원이다. 그는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하성용 사장이 사임한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새 대표 선임 전까지 사장 직무대행을 맡을 예정이다.같은 날 이 회사 류광수 고정익개발본부장(상무)은 자사주 931주를 4031만원(주당 4만3300원)에, 문석주 국내사업관리실장(상무)은 520주를 2228만원(주당 4만2850원)에 각각 사들였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5만~7만원대를 오갔지만 지난달 방산비리 연루 의혹 등이 불거지자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난 14일에는 3만6900원까지 떨어졌다. KAI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3만6000원 선까지 내려간 것은 2014년 9월2일(3만6900원) 이후 3년 만이다.
하지만 이 회사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올 상반기 재무제표에서 중요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14일 밝히자 주가도 상승 반전하며 4만원 선을 회복했다. 22일 주가는 전날보다 1250원(2.98%) 내린 4만750원에 마감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임직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만큼 KAI 주가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KAI 관계자는 “회사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임직원들이 밝은 실적 전망과 기업가치 향상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KAI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익환/이고운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