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프간 전쟁 반드시 승리"

"철수 없다" 군사개입 의지 재확인

추가 파병 미공개…4000명 추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파키스탄을 겨냥해 테러리스트 지원 행위를 계속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 포트마이어 기지에서 TV 연설을 통해 “아프간에서 급하게 철군하면 공백 상태가 생기고, 그 자리를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를 포함한 테러리스트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아프간과 이라크 등 중동지역에서 지난 16년간 총 6조달러를 썼고, 이는 미국 내 인프라를 두 번 개조할 수 있는 규모의 돈”이라며 미군 철군을 주장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정책에서 ‘고립주의’를 주장한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선임고문을 지난 18일 경질한 이후 국제분쟁에 대한 개입주의 노선을 분명히 한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원래 직감은 그곳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그동안 내 직감을 따랐지만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간 뒤 (대통령으로서의) 결정은 다른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동안 미국이 치른 희생에 걸맞은 명예롭고 인내하는 결과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며 아프간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낼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추가 파병 결정과 관련해서는 “아프간 병력 규모와 언제 (탈레반 등을) 공격할지 등은 미리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분명히 공격할 것이고 싸워서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 앞서 아프간 주둔 미군을 8500명에서 1만2500명으로 4000명(47%)가량 늘리는 내용의 문건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아프간과 광범위한 주변 지역에서 직면한 안보 위협이 어마어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파키스탄은 테러리스트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고 미국은 이런 상황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이 아프간과의 국경지역에서 테러리스트의 존재를 계속 묵인한다면 각종 지원금을 중단할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고, 18일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안보팀과 회의 후 아프간 전략을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