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 고용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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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위기에 채용 축소자동차업계가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에 빠지면서 부품업체 고용도 얼어붙고 있다.
제조업 전체 일자리도 '위협'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 300여 개사(현대차그룹 계열사 제외)의 올 상반기 신규 채용 인원은 모두 542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888명보다 7.8%(462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판매량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미국에서도 경쟁 격화와 주력 모델의 판매 부진으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부품업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후방 효과가 막대한 자동차업종 위기는 제조업 전체 일자리도 위협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제조업 종사자 수는 363만 명으로, 작년 6월 말 대비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제조업 일자리 증가율은 2014년 3.7%에서 2015년 1.6%, 지난해 1.1%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지면 고용 위축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아차 패소 시 최대 3조원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기아차 상반기 영업이익이 7870억원에 불과해 충당금을 적립하면 적자로 전환하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 여력을 잃는다는 분석이다.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통상임금 판결 영향으로 완성차·부품사업계 전체에 2만3000여 명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GM도 고용시장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한국GM은 2014년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킨 결과 그해에만 1300억원, 2016년까지 누적으로 5000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했다. 최근 3년간 2조원 가까운 손실을 내면서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국GM의 4개 국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1만6000여 명이다. 한국GM이 문을 닫으면 30만 명에 이르는 부품업체 전체 고용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