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추경 8000억 잡아라"…벤처캐피털, 펀드 설립 '붐'

모태펀드 3차 출자사업에 125개 VC 지원 '역대 최다'
▶마켓인사이트 8월23일 오전 8시11분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중 8000억원이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에 배정되면서 벤처캐피털(VC)업계가 펀드 조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추경예산이 투입되는 모태펀드 3차 정시 출자에 역대 최다인 125개의 VC가 지원했다. 해당 VC들은 공제회, 기업, 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추가 출자가 가능한지 타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벤처펀드가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3일 VC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제회, 금융사, 기업 등에 VC들의 펀드 출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 중 대다수는 지난주 접수를 마친 3차 정시 출자 사업에 지원한 VC들이다. 한 공제회 관계자는 “정부의 추경예산이 모태펀드로 투입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많은 VC가 펀드 조성에 착수했다”며 “이미 투자확약서(LOC)를 받은 곳도 많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8000억원을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모태펀드는 하반기에 기존 출자분 700억원을 포함, 총 8700억원을 펀드 조성에 투입키로 결정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정시 출자 사업을 진행 중이다.VC들은 모태펀드 운용사로 선정되면 정부 자금을 받은 뒤 민간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 펀드를 조성한다. 모태펀드는 8700억원 출자로 약 1조2800억원의 투자펀드가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마감한 접수에는 125개의 VC가 지원했고 출자요청액은 3조1349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청년창업펀드의 경우 과거엔 투자대상 기업의 영업이익 유무, 기업의 지속 기간 등 고려할 부분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고려할 사항이 2개 정도로 크게 줄었다”며 “투자요건이 완화돼 투자할 기업이 늘어나고 자금도 많이 풀려 선정 가능성이 높아진 게 VC들의 지원이 늘어난 이유”라고 말했다.

3차 정시 출자 사업은 청년창업펀드(3300억원), 4차산업혁명 중소기업진흥계정(2500억원), 재기지원펀드(2500억원) 등으로 나눠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벤처투자는 이달 말까지 서류심사를 한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VC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거쳐 다음달께 운용사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