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장학금 받던 서울대생, 졸업생 대표로 연설

고학하며 봉사도 앞장 남정훈씨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더 어려운 이들을 위해 봉사해온 청년이 서울대 졸업생 대표연설자로 나선다.

서울대는 오는 29일 열리는 2017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사범대 사회교육과 남정훈 씨(27·사진)가 졸업생 대표로 연설한다고 24일 밝혔다.남씨의 학창 시절은 고학(苦學)의 연속이었다. 남씨의 아버지는 그가 어린 시절 직장을 잃었다. 교통사고로 팔을 심하게 다쳐 장애까지 갖게 되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어려움 속에서도 남씨는 학업에 전념했고 2010년 서울대에 입학했다. 하지만 대학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재학기간 내내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다.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 학생에게 매달 30만원의 생활비를 지원하는 서울대 ‘선한인재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한 그는 입학한 지 7년 만에 졸업장을 받게 됐다.

그는 가난 속에서도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 앞장섰다. 글로벌 사회공헌 비즈니스 동아리인 ‘인액터스’의 서울대팀 회장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사회공헌 협동조합 설립과 창업을 지원해왔다.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의 안마 매장 설립을 지원하는 ‘손길 프로젝트’, 여성 출소자들을 한복 리폼 전문가로 양성하는 ‘나비 프로젝트’ 등을 통해 어려운 이들을 도왔다.남씨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기에 오히려 소외계층의 모습에서 고생하던 가족의 모습을 떠올렸고, 그들의 어려움에 조금 더 공감할 수 있었다”며 “소외계층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면서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이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