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공지능 연구 논문 수 증가속도 더뎌…머신러닝 등 일부 분야에 편중"

한국디지털정책학회
구글이 인수한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바둑고수를 잇달아 이기면서 국내에서도 AI 연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뤄지는 AI 연구가 예상외로 논문 수 증가 속도는 느리고 특정 분야에 편중돼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디지털정책학회가 발간하는 ‘디지털융복합연구’에 따르면 이주연 아주대 산업공학과 교수 연구진이 국제학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에 발표한 국내 AI 관련 논문 2005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연구진은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인 연구자가 SCI급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73만5861편 중 AI 관련 논문만 추렸다. 분석 결과 국내 AI 관련 논문은 1997년 31건에서 1998년 1건, 1999년 49건 등 두 자릿수에 머물다가 2015년 191건, 지난해 176건으로 크게 늘었다. 한국 학자의 논문 수가 1997년 1만254건에서 2015년 6만8330건, 2016년 6만4404건으로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AI 관련 논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0.3%에서 0.27%로 줄었다. 연구진은 “AI 논문 수가 매년 평균 10% 늘어났지만 전체 논문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 주제도 특정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AI 핵심 기술인 머신러닝(기계학습) 논문은 2012년 15편에서 지난해 46건으로 급증했다. 또 다른 핵심 기술인 딥러닝(심층학습) 관련 논문도 이전까지 한 편도 없다가 2015년 10편, 2016년 11편이 발표됐다. 하지만 이는 선진국인 미국과 많이 비교된다. 미국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지난해 AI 분야의 포괄적 지원을 담은 국가 연구개발 전략 계획을 발표하고 일곱 가지 전략을 도출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