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넘기기 힘든 국내 화학업체 R&D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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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2016년 2.5조 이익에도 R&D 투자 636억에 불과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여전히 인색한 편이다. 자본 집약적인 장치산업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R&D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스프·다우케미칼 3%대와 대조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7조8493억원)을 달성한 롯데케미칼의 R&D 투자액은 445억원에 그쳤다. 매출 대비 R&D 비중은 0.57%에 불과하다. 이 회사는 국내 화학업체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2조5478억원)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R&D 투자액과 매출 대비 R&D 비중은 각각 636억원과 0.48%로 업계 최저 수준이었다. 국내 대기업 평균 매출 대비 R&D 비중(1.4%)에도 못 미쳤다. 한화케미칼도 올해 상반기 R&D 투자액은 252억원으로 매출 대비 R&D 비중이 간신히 1%(1.3%)를 넘겼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학업체들은 에틸렌 등 범용제품 비중이 높아 생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공장 유지·보수에 치중한다”며 “고부가제품이 부족해 국제 유가 등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국내 화학업체들의 R&D 투자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독일 바스프(3.8%)와 미국 다우케미칼(3.3%), 일본 미쓰이(2.3%)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국내 기업보다 두 배 이상 높다. 국내에서는 배터리와 바이오, 정보전자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쓰는 LG화학(3.4%)만 글로벌 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의 R&D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에도 순이익(1조1384억원)의 40%에 가까운 4375억원을 R&D에 투자했다. LG화학은 미국화학학회(ACS)가 발행하는 화학 전문지 C&EN(Chemical & Engineering News)가 이달 발표한 ‘2016 글로벌 톱 50 화학기업’에서 12위에 오르며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뒀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