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브랜드'세계화 이끈 김문환 한세엠케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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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의류로 출발해 중국에만 150개 매장 냈죠"“한세실업에 인수된 지 1년입니다. 한세실업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우리의 제조 노하우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협업을 시작했습니다.”
동대문시장서 'TBJ' 상표로 시작
트렌디 캐주얼로 세계시장 선전
NBA와 협약 맺고 중국 시장 공략
LPGA 브랜드 골프의류도 출시
김문환 한세엠케이 대표(사진)는 28일 “최근 회사명을 엠케이트렌드에서 한세엠케이로 바꾸고 ‘제2의 도약’을 선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엠케이는 ‘밀레니엄 코리아’의 약자로 지난해 매출 3200억원을 냈다.회사의 모태는 1995년 설립된 (주)티비제이다. TBJ는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출발한 ‘토종 캐주얼 브랜드’다. 김 대표는 고려대 불문과를 졸업한 뒤 만도기계에서 일했다. 고향 선배인 엠케이 창업주의 권유로 설립 초기 원단 수입을 돕다가 합류했다. 홍콩 중국 등에서 글로벌 소싱을 발굴했다.
1996년 TBJ의 5부 반바지가 히트를 치며 수십만 장 팔렸다. 무릎 길이로 ‘버뮤다 바지’라고 불렸다. 김 대표는 “젊은이들이 해외에 나가거나 소개팅을 할 때 우리 상표가 보일까봐 일부러 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동대문 제품이라서 부끄러워한다는 사실에 억울했고, 힘을 더 키워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닥치자 그는 오히려 기회로 여겼다. 동대문에 머물러 있던 TBJ를 브랜드화하고 백화점에 입점시켰다. 당시 백화점 한 층을 채운 30여 개 캐주얼 브랜드 중 TBJ는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트렌드를 재빨리 좇으며 감각적인 디자인을 꾸준히 내놨고 품질도 괜찮았다. 유통업계에서 인정받자 김 대표는 이후 ‘앤듀’ ‘버커루’ ‘NBA’ 등의 후속 브랜드를 꾸준히 선보였다. 모두 캐주얼 의류로 타깃 연령층만 달리했다. 소비자와 시장의 반응도 좋았다.그가 라이선스 사업에 관심을 보인 건 신문에서 현대자동차와 미국 포드사의 협업 기사를 읽고서였다. 현대차가 포드의 양분을 흡수해 발전한 것에서 영감을 얻었다. 패션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NBA’가 탄생하게 된 것도 그래서다. 김 대표는 미국프로농구협회(NBA)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2011년부터 국내에서 독점적으로 제품을 판매했다. 브랜드만 가져왔을 뿐 디자인과 생산, 유통 등은 모두 엠케이에서 한다. 국내 118개 매장을 내며 성공적으로 자리잡자 NBA 측에서 엠케이에 중국 사업권을 맡겼다. 한국보다 30% 이상 비싸게 파는데도 중국 진출 3년 반 만에 매장 158개를 확보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중국 매출은 전년보다 50% 상승했다.
한세엠케이는 얼마 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캐주얼 전문회사지만 지난해 12월 골프의류 브랜드 ‘LPGA’를 내놓은 것. 이를 위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김 대표는 “6개월 만에 매장 35개를 내며 빠른 속도로 자리잡고 있다”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뛰어난 골프옷으로 입소문이 났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회사를 키운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예순의 나이에도 캐주얼을 소화하는 김 대표는 업계에서 소문난 패셔니스타다. 한쪽 손목엔 스마트워치를, 다른 쪽엔 가죽시계를 찬다. 소셜네트워크도 20대 직원들보다 빨리 시작했다. 그는 “토종 브랜드야말로 한국인의 체형을 정확하게 알고 제작하며 원단과 봉제도 뛰어나다”며 “우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글로벌 회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