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4차 산업혁명 펀드' 인기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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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수익률 19%… 국내·외 주식형 펀드 웃돌아4차 산업혁명 관련 국내외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양호한 펀드 수익률에 힘입어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신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잇따라 선보이는 4차 산업펀드2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수익률 집계가 가능한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 7개의 평균 수익률은 19.29%였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16.61%)과 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18.20%)을 모두 웃돌았다.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
연초 이후 수익률 35% 달해
올들어 총 5400억 순유입
흥행 힘입어 신상품 출시 봇물
만도·고영테크놀러지 등 펀드에 담긴 국내 종목 '주목'
가장 높은 수익을 낸 4차 산업혁명 펀드는 ‘미래에셋G2이노베이터’다. 연초 이후 35.23%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 펀드는 미국과 중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대만계 컴퓨터그래픽카드(GPU) 제조업체인 엔비디아(펀드 내 비중 8.10%), 미국의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7.76%) 등을 담고 있다.자금도 몰리고 있다. 올 들어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에는 5405억원이 순유입됐다. 펀드별로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에 가장 많은 자금(2057억원)이 몰렸다. 애플 알파벳(구글의 지주회사) 인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8월 출시한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인 ‘삼성픽테로보틱스’ 펀드는 846억원이 유입돼 잠정 판매 중단(소프트클로징)에 들어가기도 했다.
기존 펀드가 흥행을 이어가자 자산운용업계는 신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가 올해 내놓은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는 11개다. 전체 4차 산업혁명 관련 펀드 18개 중 절반 이상이 올해 나왔다. 중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한화중국신경제목표전환’, 자율주행차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동부글로벌자율주행’ 등이 출시되면서 투자 분야와 지역도 다양해지고 있다.
◆펀드가 투자하는 종목에도 관심글로벌 4차 산업혁명 펀드가 담고 있는 국내 종목들의 주가 상승세도 가파르다.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 전장 부품사인 만도, 의료용 로봇 생산업체인 고영테크놀러지 등이 대표적이다.
‘KTB글로벌4차산업1등주펀드’는 펀드 자산의 9.35%를 삼성전자로 채웠다. 펀드에 담은 종목 중 비중이 가장 크다. 나머지는 아마존(9.07%) 텐센트(9.05%) 알리바바(8.96%) 등 각국의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구성했다.글로벌 자율주행차 관련주에 투자하는 ‘동부글로벌자율주행’은 국내 기업 중 만도에 주목했다. 지난달 말 기준 이 펀드에서 만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이동준 동부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팀장은 “자율주행 완성차 업체보다는 부품업체들의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만도는 자율주행의 기본이 되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등 글로벌 자율주행차 부품 부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는 업체”라고 설명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글로벌4차산업로보틱스’ 상장지수펀드(ETF)는 국내 업체론 유일하게 고영테크놀러지에 투자하고 있다. 고영테크놀러지는 3차원 납 도포 검사장비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11년 연속 세계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작년 12월에는 뇌수술용 의료로봇도 개발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올 들어 주가가 33.18% 올랐다. KODEX 글로벌4차산업로보틱스의 펀드 내 고영테크놀러지 비중은 0.99%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