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책은 쏙 빠진 산업부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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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통상전략만 나열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정책을 제외하고 대통령 업무보고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기업 해외 이전·매각,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산업계 파장, 4차 산업혁명 등 여러 현안이 쏟아지는데도 탈(脫)원전 등 에너지 정책에만 매달려 산업정책은 등한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 업무보고 논란
백운규 산업부 장관(사진)이 29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업무보고한 주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에너지로 전환’, 두 번째는 ‘보호무역주의 적극 대응 및 전략적 경제협력 강화’다. 산업부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산업정책을 뺀 것이다.백 장관은 “노후 원전 수명연장 금지,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등 원전 감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통상정책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에 FTA 효과의 조사 분석 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당당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백 장관은 전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현안보고에 참석했다가 여야 의원들로부터 “산업부에서 산업정책이 실종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장병완 산자중기위원장(국민의당)은 “최근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문제,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 문제 등에서 산업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특히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할지가 산자중기위에서 큰 논란이 됐음에도 이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관련 내용은 빠졌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