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에 여가부 장관 경질청원 6000여건

'탁현민 경질 건의' 언급했다가 "인사권 침해" 비판받아…일부 반대도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킨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경질을 건의하겠다던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도리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31일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를 보면 '여성가족부 장관의 경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의 청원에 오후 5시 현재 6천601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난다.

제안자는 이 글에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인사권에 개입하면서 그것이 자신의 권한 내지 합당한 역할인양 호도하며 근본적으로 사안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망동을 수차례 거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은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원 중 세 번째로 많은 동의를 얻으면서 '베스트 청원'에도 올라있다.동의하는 글 중 일부에는 비속어와 저급한 표현으로 정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다수의 경질 요구 청원 사이에는 간간이 '여기에 동의한 모든 분들이 근거 있는 문제제기를 머릿수로 묵살하는 원칙을 가진 친문패권주의라는 데 동의합니다' 등 청원에 반대하는 글도 있다.

정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대통령에게 '탁현민 사직 결단'을 요구하겠다"고 한 데 이어 사흘 전 국회 여성가족위 전체회의에서 탁 행정관의 경질 문제를 두고 "앞으로도 열심히 다양한 통로로 노력해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이 때문에 정 장관은 이번 청원이 홈페이지에 올라오기 전에도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집중적인 비판을 받았다.

청와대는 홈페이지에 '일정 수준 이상의 추천을 받고 국정 현안으로 분류된 청원에 대해 가장 책임 있는 정부 및 청와대 당국자(장관, 대통령 수석비서관 등)의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혀놨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