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줄고 호텔 공급과잉에도…객실 꽉꽉 채운 신라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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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은 감동 서비스…첫 개장 3년도 안돼 흑자작년 1월 폭설로 제주공항이 폐쇄된 적이 있다. 항공기는 결항됐고, 관광객 수천 명은 발이 묶였다. 객실 예약전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전날 신라호텔의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 제주에 묵었던 투숙객들은 무료로 하루를 더 사용했다. 자연재해로 제주를 떠나지 못한 투숙객에게 무료로 하룻밤 더 객실을 내주는 규정 덕이었다. 신라스테이는 천재지변이 일어났을 때 새로 예약 신청이 들어와도 기존 투숙객에게 객실을 우선 배정한다. 지난해 자연재해로 신라스테이를 무료로 사용한 투숙객은 350명이었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비즈니스호텔에서 받을 수 있으리라 예상치 못한 서비스를 경험한 투숙객들이 단골고객이 됐다”고 말했다.
성수기 객실 가동률 90%…천재지변 땐 무료연박 해줘
부대시설 없애고 객실 집중 …'미니멀리즘' 전략 통해
◆관광객 감소에도 만실도심호텔 공급과잉과 관광객 감소로 호텔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신라스테이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13년 11월 경기 동탄에 첫 지점을 낸 지 4년. 흑자기조가 안착됐다. 올해 신라스테이 객실 예약률은 80%에 이른다. 대다수 4성급 호텔은 60~70% 정도에 그치고 있다. 여름 휴가철, 추석 연휴 등 성수기에는 가동률이 90% 이상까지 치솟는다. 올해 매출 1100억원,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빨리 자리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비즈니스호텔 숙박객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와 시설을 과감히 포기한 ‘미니멀리즘’ 전략이었다. 수영장, 사우나, 다양한 레스토랑 등 다른 호텔에 있는 시설은 없다. 미니바에도 생수 커피 티백 등밖에 넣지 않는다. 룸서비스, 발레파킹, 컨시어지 서비스도 없앴다. 이를 통해 하루 숙박료를 5성급 호텔의 절반 수준인 10만~20만원으로 낮췄다.대신 호텔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인 객실과 간단한 조식에 집중했다. 객실 디자인도 미니멀리즘의 대가로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 세계적인 건축가 피에로 리소니에게 맡겼다. 가구, 조명 등 소품에는 예술성을 가미했다. 객실 내에는 욕실과 침실을 분리하는 메탈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도어를 열면 욕실에도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했다. 침대와 침구류, 타월 등은 5성급 호텔 수준으로 높였다. 일반 비즈니스호텔과 달리 호텔리어 교육 노하우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학부모 모임·직장인 회식 성지로
신라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더 파크뷰’를 축소해 놓은 레스토랑 ‘카페’도 신라스테이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카페는 평일에도 당일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더 파크뷰의 인기메뉴인 LA갈비, 즉석 쌀국수, 와플 등을 신라스테이 카페로 옮겨놨다. 대신 가짓수는 확 줄였다. 미니멀리즘이 적용된 또 다른 장소인 카페는 주부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신라스테이 관계자는 “서울 마포, 동탄 등에서는 신라스테이가 ‘엄브(엄마들의 브런치) 성지’로 통한다”고 전했다. 가격은 2만원대다. 구로, 광화문, 서대문, 서초에서는 신라스테이 카페가 직장인 회식 장소로 인기다. 신라스테이 광화문점은 저녁시간 카페를 뷔페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다 회식 공간으로 바꿔달라는 소비자 요청에 따라 라운지로 바꿨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스테이는 비즈니스호텔의 핵심 기능에만 집중하는 미니멀리즘 전략에 신라호텔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더해져 비즈니스호텔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스테이는 오픈 4년을 기념해 9월1일부터 10월10일까지 ‘당신만을 위한 신라스테이’ 패키지를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를 한다. 경품은 시몬스 프리미엄 매트리스와 이불 베개 등 침구 세트, 호텔 욕실의 타월과 가운 등이다. 이 패키지는 신라스테이 홈페이지와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