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협회 "통상임금 부담 판정, 기아차 억울"

국내 완성차 5개사 대변 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31일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1심 판결과 관련, "그간 상여금 지급규정을 수십년 전부터 인사기술적으로 일반적, 개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보다 유리하게 운영해온 기업이 오히려 통상임금 부담 판정을 받게 돼 해당 기업은 억울한 입장"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협회는 "그간의 통상임금에 대한 노사합의와 사회적 관례, 정부의 행정지침, 기아차와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막대한 부정적 영향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도 경쟁국에 비해 과다한 인건비로 경쟁력이 뒤쳐진 상황에서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추가적인 막대한 임금 부담은 회사의 현재 및 미래 경쟁력에 치명타를 주게 될 것"이라면서 "국내생산의 3분의 1 이상 차지하는 기아차의 통상임금 조건과 경영 위기가 다른 완성차 업체 및 협력업체로도 전이돼 한국자동차산업의 위기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아차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가 원고(노조) 일부 승소 판결을 한 것에 대해 신의성칙원칙(신의칙)이 인정되지 않은 점은 유감스럽고 즉시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협회는 "상급심에서는 통상임금 사안에 관한 그간의 실체적 진실과 우리나라 자동차기업의 경영과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에 대한 중대한 위기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의칙이 인정되고 현재와 미래의 추가 인건비 상승부담이 유발되지 않도록 판결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상임금 문제의 지속적인 법적 쟁송화에 따른 경영의 불확실성과 노사간의 대립적 갈등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선 '통상임금을 1임금산정기간에 지급되는 임금'으로 규정한 현행 고용노동부의 행정지침대로 법제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