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화되는 '국방·안보 의식'… "북한은 적대국" 장병 51% 그쳐

군 간부와 장병들의 국가 안보에 대한 인식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고, 국방 의무에 대한 장병들의 인식이 매년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제출받은 2016년 ‘장병 의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적대해야 할 대상’이라는 응답이 군 간부는 72.3%에 달했지만, 장병은 51.6%에 그쳤다.2014년 같은 질문에 대해 군 간부와 장병의 응답률이 각각 56.0%, 52.5%였던 것과 비교해 인식 차가 현저히 커졌다. 간부가 16%포인트 오르는 동안 장병은 오히려 1%포인트 줄었다.

현재 안보 상황이 ‘불안정하다’고 보는 시각 역시 군 간부는 54.5%, 장병은 38.3%로 차이가 컸다.

또한 군 간부의 83.0%는 남북한 간 국지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나, 장병 사이에선 같은 답변이 66.6%에 그쳤다. 전면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간부는 44.4%, 장병은 26.4%가 ‘있다’고 답했다.국방 의무에 대한 장병들의 인식은 해마다 나빠졌다. 국방 의무가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고 응답한 장병 비율은 2014년 59.6%, 2015년 49.8%, 2016년 48.7% 등으로 불과 2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방 의무를 ‘가능하면 피하고 싶다’는 장병의 비율은 27.2%에서 34.3%로, ‘국방 의무를 규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장병의 비율은 7.4%에서 12.0%로 각각 상승했다.

이번 보고서는 작년 8월3일부터 9월2일까지 군별 간부 1496명, 장병 280명을 대상으로 KIDA와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결과다. 김 의원은 “군 장병들의 대북관과 안보관이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