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SKT·하나금융 합작품 '핀크'…"인터넷은행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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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금융 플랫폼 '핀크' 정식 출시"핀크는 은행도, 전자지갑도 아니다. 우리는 데이터 사업자다."
개별 은행·카드사 연결해 데이터 분석, 상품 추천
"인터넷은행 취지 맞다면 고려 가능"
민응준 핀크 대표는 4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핀크'를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열린 '핀크 출시 행사'에서 "은행, 카드사 등 개별 회사가 아닌 개인의 전체 금융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자산관리를 조력하는 역할은 핀크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10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은 각각 51%, 49%의 비율로 출자해 합작법인 핀크를 설립했다. 회사명과 같은 '핀크'는 자산형성과 합리적 소비습관을 돕는 인공지능(AI) 기반 생활금융 플랫폼 앱(응용프로그램)이다. 서로 다른 은행과 카드사를 연결해 이용자 개인의 전체 지출 정보를 모아 분석하며, 이를 토대로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한다.
그간 은행, 카드사의 자산관리 서비스나 상품 추천은 각사가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하는 수준에 그쳤다. 핀크는 이용자가 금융기관 연결에 동의만 하면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조회할 수 있다.
핀크는 SK텔레콤의 AI 엔진을 기반으로 금융 챗봇 '핀고'를 자체 개발해 탑재했다. 챗봇은 이용자와의 채팅을 통해 은행계좌와 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하고, 개인에게 맞는 금융 상품을 추천한다. 제휴사인 하나은행, 하나카드의 적금·저금·신용카드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앱에서 바로 계약할 수도 있다. 민 대표는 핀크가 기존 모바일 전자지갑보다는 넓은 개념의 핀테크(금융+IT) 서비스이며, 인터넷전문은행과도 다른 플랫폼임을 강조했다.
이용자는 핀크 앱에서 하나은행 가상계좌를 개설하고, 금융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향후에는 소액 대출과 해외송금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과 기능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많은 셈이다.
핀크는 기존 금융권의 상품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이용자의 수요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가계부처럼 단순히 지출 내역을 모으는 게 아니라, 개인이 자산관리와 관련된 궁금증에 답을 얻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설명이다. 민 대표는 "기존 은행 앱은 보통 이용자가 한 달에 많아야 6~7회 정도 실행하고 있다"며 "핀크가 20~30대의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면 보다 본질적인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많이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AI가 학습해나가면 향후 프라이빗뱅킹(PB) 자산관리사들 수준 정도의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여부에 대해 민 대표는 "생활금융 플랫폼 취지에 맞다면 정책에 따라 고려해볼 수 있지만, 모회사인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결정해야되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