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긴축, 시장 충격 없을만큼 천천히 진행될 것"
입력
수정
지면A9
레이 페리스 크레디트스위스 아·태지역 채권부문 리서치헤드“미국 중앙은행(Fed)은 이달 대차대조표 축소에 들어가겠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훨씬 천천히 움직일 것입니다.”
"미국, 견조한 성장에도 저물가…금리인상 서두르지 않을 듯"
레이 페리스 크레디트스위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채권부문 리서치헤드(사진)는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양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만큼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페리스 리서치헤드는 Fed가 오는 19~2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4조5000억달러(약 5000조원) 규모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시작할 것으로 봤다. 보유자산 축소가 지연된다면 “시장이 모르는 어떤 문제가 있다고 여겨 불안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Fed의 금리인상 시점으로는 오는 12월을 예상했다. 다만 낮은 인플레이션 속에 견조한 성장을 나타내고 있는 미국 경제 상황이 Fed를 딜레마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경제성장세만 보면 금리를 올릴 이유가 충분하지만 낮은 물가상승률 때문에 서둘러 금리를 인상하기도 망설여 진다는 뜻이다.
그는 “ECB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은 훨씬 천천히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는 서로 다른 구성요소를 두루 살피면서 통화정책을 펼쳐야 하는 만큼 Fed의 통화정책보다 더 불확실하다는 설명이다. 7일 ECB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ECB가 연말까지 아무런 언급을 안 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시장이 놀라진 않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또 ECB가 양적완화를 종료하기 전까지는 Fed의 자산 축소가 실질적인 금리인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신흥국으로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를 꼽았다. 그는 중국이 도시화 정책에 힘입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18년 6.5%, 2020년까지 6.3~6.4%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급증한 정부 부채에 대해선 “수많은 공기업과 지방정부로 쪼개져 있는 데다 대부분 중국 은행에서 빌린 국내 부채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낮다”고 봤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낮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으로 부채 규모를 다룰 여지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인도는 지난 7월 도입한 통합부가세(GST)가 2~3년 뒤부터 본격적으로 경제 성장에 기여하면서 8%대 GDP 증가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 역시 정부의 개혁정책과 외국인직접투자(FDI) 증가세에 힘입어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란/정소람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