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 결정 앞두고 찬반양론 '팽팽'

학비연대 "무기계약직 전환해야"…예비교원 "무조건적인 정규직화 반대"
기간제 교사·강사의 정규직화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찬반 양측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비롯한 7개 직종 비정규직 강사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여성노조 조합원 등 300명가량이 참석했다.

학비연대는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 대상인 7개 직종 비정규직 강사들은 학교에서 상시적·지속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한시적이지도, 보조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특히 이들은 근속기간이 5∼10년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학비연대의 주장이다.

학비연대는 4년 이상 근무한 초등학교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무기계약직에 해당한다는 대전고법의 판결을 언급하며 "잘못된 비정규직 양산 제도의 피해자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떤 이유에도 예외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중등 예비교원들은 학비연대의 집회 직전 같은 장소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하고 기간제 교·강사의 무조건적인 정규직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앞서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달 20일부터 닷새간 전국 유·초·중·고 교사 6천82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에는 88%가, 영어회화 전문강사를 비롯한 비정규직 강사 정규직화에는 87%가 반대입장을 밝혔다.

반대 이유로는 '4·19 혁명 성과물인 공무원 공채 제도 수호', '노력에 대한 교육적 가치 고려', '비진입 청년층(교사 지망생)에 대한 고려' 등을 꼽은 이들이 많았다.

시위에 참여한 예비교원은 "학교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정규직을 조건 없이 정규직화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 일자리를 늘려 임용시험이라는 공정한 절차를 통해 정규직교사를 채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는 영어회화 전문강사, 다문화언어강사, 산학겸임교사, 교과교실제강사, 초등 스포츠강사, 유치원 돌봄교실 강사, 유치원 방과후과정 강사 등 7개 직종 강사와 기간제 교원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르면 다음 주 이들의 정규직 전환 여부에 관한 표준안을 만들어 전국 시·도 교육청에 제시한다.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