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경영권 분쟁 새 국면… 신동주·신동빈 9월에 또 만난다

신동주, 민유성과 결별 후 태도 변화…측근 "화해 적극 모색"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에 회동될 듯
롯데 경영권을 놓고 2년 넘게 골육상쟁(骨肉相爭)을 벌여온 신동주-동빈 형제가 화해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민유성 사단'과 결별한 뒤 일어난 변화로, 두 형제는 9월 중 다시 만나 실질적 화해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6일 신 전 부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뒤 2년여 만에 처음 독대했던 신동주-동빈 형제는 9월 중 다시 만나 화해를 모색할 예정이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사촌 동생인 신동우 일본 산사스 전무는 "앞으로 두 사람의 화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며 "9월 중 두 사람이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신 전무는 신동주-동빈 형제의 삼촌인 신선호 산사스 사장의 장남이다.

어렸을 때부터 일본에서 함께 자란 신동주-동빈 형제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신동주-동빈 형제가 롯데호텔에서 2년여 만에 처음 독대한 자리도 형제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 신선호 사장과 함께 신동우 전무가 적극적으로 중재해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신 전무는 "비록 지난번 회동은 2년여 만에 처음 마련된 자리라 긴 대화가 오가지 못하고 10분 만에 끝났지만 두 번째는 다를 것"이라며 "형제가 계속 다투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안팎에서는 이런 분위기 변화가 최근 신 전 부회장이 전격적으로 '민유성 사단'과의 결별을 결심하면서 일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과 그의 경기고 동창인 김수창 변호사, 조문현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신 전 부회장 측 법률·자문단은 그동안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각종 고소·고발과 주총 표 대결 등을 남발하며 강공 일변도의 분위기를 주도했다.그로 인해 롯데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결국 신동빈 회장이 배임·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끝없는 소송전과 대결 국면이 이어지면서 롯데가를 바라보는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신 회장과 롯데를 상대로 한 각종 송사(訟事)나 주총 표 대결 역시 연전연패를 거듭하면서 결과적으로 '민유성 사단'에 대한 신 전 부회장의 신뢰가 추락해 자문계약 관계를 일방적으로 해지하도록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민유성 사단'과의 계약관계를 해지한 신 전 부회장은 새로운 법률자문단으로 국내 7위 법무법인인 '법무법인 바른'을 선임했으며 조만간 다른 대형 법무법인도 자문단에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법무장관 출신 변호사와 전직 국무총리, 전·현직 고위 관료 등 롯데가의 앞날을 걱정하는 인사들이 '건전한 멘토' 자격으로 신 전 부회장의 자문 역할을 할 것이라고 SDJ코퍼레이션은 전했다.신 전무는 "사촌 형들의 화해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그동안 한국어를 모른다는 이유로 수세에 몰린 신 전 부회장을 대변하는 일에 주력하겠다"며 "신 전 부회장은 부친이 세운 롯데그룹이 바른길로 가도록 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