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셔 미국 Fed 부의장 임기 못채우고 물러난다

트럼프의 금융규제 완화 비판
옐런 의장도 2018년 2월 임기만료
스탠리 피셔 미국 중앙은행(Fed) 부의장(74·사진)이 개인적 사유로 다음달 13일 물러난다. Fed는 6일 피셔 부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피셔 부의장의 임기는 2018년 6월까지였다.

피셔 부의장은 사임 이유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그는 서한을 통해 “Fed에서 근무한 것과 특히 재닛 옐런 의장 등 Fed의 훌륭하고 뛰어난 동료들과 일한 것은 엄청난 영광이었다”며 “Fed에 있는 동안 미국 경제는 계속해서 강해졌으며 미국인 근로자를 위한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다”고 소회를 밝혔다.이어 “최근 금융위기의 교훈을 바탕으로 가계와 기업의 번영에 필수적인 신용을 더 잘 공급할 수 있도록 금융 시스템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피셔 부의장이 사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Fed 의장과 부의장을 임명할 기회를 얻게 됐다. 옐런 의장의 임기도 내년 2월 만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옐런 의장의 거취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가장 유력한 차기 Fed 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옐런 의장과 피셔 부의장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규제 완화에 나란히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다. 옐런 의장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몇몇 사람들이 금융위기의 기억을 잊고 있다”며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렀으며 왜 그런 조치를 했는지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피셔 부의장도 지난 4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경제에 미친 해악을 잊은 사람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피셔 부의장은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의 스승이다. 그는 Fed 부의장으로 임명되기 전인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로 재직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