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금융주·디즈니 약세 속 혼조… 다우 0.10% 하락 마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골드만 삭스 등 금융주와 디즈니가 큰 폭으로 내린 가운데 혼조를 보였다.

7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86포인트(0.10%) 하락한 21,784.78에 거래를 마쳤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44포인트(0.02%) 낮은 2,465.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5포인트(0.07%) 오른 6,397.8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모두 반락했으며 나스닥 지수만 강보합세로 마쳤다.

전일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과 연방정부 부채한도 시한을 12월 15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한 영향으로올랐다.시장은 지난 40년간 관측된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인 '어마'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북한발 긴장 상황,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발표 등을 주목했다.

월드 디즈니와 골드만 삭스 주가가 4.3%와 1.3% 내려 다우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JP모건은 1.7% 하락했으며 보험주인 트레블러스도 허리케인 우려로 1.5% 낮아졌다.통신주인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도 1.5% 밀렸다.

디즈니 주가는 최고경영자인 밥 아이거가 올해 주당 순익이 2016년 회계연도 수준일 것이라고 발언한 역풍을 맞았다.

금융주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2% 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내려서면서 향후 실적 비관론이 커진 영향을 받았다.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1.3% 반영했다.

한 달 전에는 42.8%였다.

제너럴 일렉트릭(GE) 주가도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의 비관론 영향으로 2년 내 최저치로 내렸다.

주가는 전장보다 3.6% 내렸다.

이 은행의 스테픈 투사 분석가는 GE의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재확인하면서, 전망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의 GE 목표가는 주당 22달러로 전일 종가보다 12% 낮다.

개별 주가 동향 외에도 다양한 우려가 시장 심리를 짓눌렀다.

이번주 증시는 북한이 지난 주말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가 다시 회복했지만, 주말을 앞두고 다시 우려가커지기 시작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헤지 없이 주말을 보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주말인 오는 9일 정권 수립일 맞아 또다시 무력시위를 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 지역을 할퀴고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어마'가 플로리다 쪽으로 북상하고 있는것도 시장의 고민거리다.

업종별로는 통신이 2% 내리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금융이 1.6%, 임의 소비재가 0.8% 순으로 많이 하락했다.

반면 헬스케어는 1%, 부동산과 유틸리티가 0.7%씩 올랐으며 기술주도 0.5% 상승했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모든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경기가 악화할 경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환율 변동성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유로화 강세 폭에는 특정 발언을 내놓지 않았으며, 내년 통화정책 결정 변화는 다음 달 26일 회의에서 내려진다고 예고했다.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상향 조정한 2.2%로 제시됐다.

이는 세 번째로 경제 전망이 상향 조정된 것이다.

유로화는 성장률 상향 조정 영향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1.20달러를 뚫고 올랐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혼조적이었다.

지난 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자수청구자 수가 '하비' 영향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6만2천 명 증가한 29만8천 명(계절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5년4월 이후 가장 많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예상치 24만1천 명을 훌쩍 넘는다.

다만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긴 기간인 131주째 30만 명을 밑돌았다.

지난 2분기(2017년 4~6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노동 생산성이 앞서 나온 예비치 0.9%와 월가 예상을 모두 웃돌았다.

미 노동부는 2분기 비농업 생산성 수정치가 연율 1.5%(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1.4%였다.

생산성 평균치는 2000~2007년 기간에 2.6%이었지만, 2007년 이후 2016년까지는 평균 1.2%에 그쳤다.

1947년부터 2016년까지 장기 평균 생산성은 연율 2.1%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생산성 하락을 미 경제가 직면한 큰 걸림돌로 지적한 바 있다.

2분기 단위 노동비용은 연율 0.2% 상승했다.

WSJ 조사치는 0.4% 상승이었다.

앞서 나온 예비치는 0.6% 상승이었다.

노동비용은전년 대비로는 0.2% 내렸다.

경제학자들은 고용시장 호조에도 임금 상승세가 약한 것을 생산성이 낮은 영향으로 설명하고 있다.

연간 임금 상승률은 실업률이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중에도 지난 2015년 말 이후 거의 2.5%에서 변동이 없다.

오후 들어 금리 인상론자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한 연설에서 "올해 금리를 더 올리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며 기존 견해를 재확인했다.

메스터 총재는 저물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간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지표들은 물가가 향하고 있는 방향에 주요한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뉴욕증시 분석가들은 ECB가 기존 통화완화 유지를 발표한 데다 전일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관련 합의로 시장 심리는 나쁘지 않았다며, 하지만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에다 자연재해 피해까지의 불확실성도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유가는 '하비' 탓에 텍사스 지방의 정유공장 폐쇄로 10주 만에 원유재고가 증가한 여파로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센트(0.14%) 내린 49.0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43% 내린 11.58을 기록했다.

(뉴욕연합뉴스) 이종혁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libert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