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폭행한 한 외교관의 갑질… "내 강아지 훈련시키듯 해줄까"

일본 주재 현직 총영사 A씨가 1년 6개월에 걸쳐 자신의 비서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하고 볼펜을 던지는 등 폭행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5년 말 B 씨를 비서로 고용했다. 이후 A씨는 B 씨의 업무 태도가 맘에 들지 않자 “넌 머리가 있는거니 없는거니”, “미친X, 저거 진짜 죽여 살려”, “마음 같아선 열대쯤 때리고 싶어”, “어유 저런 병신 진짜”, “(자신이 키우는) 개보다 못해, 내 강아지 훈련시키듯 해줄까”, “내가 특수학교 선생이 된 기분이야”, “장애인을 고용한 게 아니라 공관이 장애인 학교같아”라는 등의 폭언을 일삼았다. A씨는 B 씨 얼굴을 향해 볼펜을 던져 턱을 다치게 하고, 직사각형 모양의 휴지 박스로 B 씨의 손을 치는 등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B 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6개월 간의 안전가료(자택안정) 진단을 받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B씨가 2016년 3월 무렵부터 A씨의 폭언을 녹음했고 녹음파일을 제출했다. 녹음파일은 40개가 넘고 러닝타임도 20여 시간이 넘는다”고 말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B 씨의 업무가 서투르고 지시사항을 잘 이해하지 못해 폭언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A씨는 그러나 폭행에 대해서는 책상을 향해 던진 볼펜이 B 씨 얼굴에 튄 것이고 부인했다.A씨는 B씨 외 다른 행정직원 등에게도 폭언을 했으며, 과거 본부에서 근무할 때에도 직원에게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이날 중앙 징계위원회에 A씨에 대한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A씨는 오는 11일 직위해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또 대검찰청에 상해죄ㆍ폭행죄 등의 혐의로 고발조치했다.

A씨는 직위해제가 되면 공관장직에서는 박탈되지만 공무원 직위는 유지하게 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