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 이후에도…새 아파트 공급 부족한 지역 여전히 식지 않는 '청약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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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센트럴자이 168 대 1, 부산 푸르지오 258 대 1정부가 지난달 ‘8·2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과 지방 대도시의 새 아파트 청약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정부는 택지공급이 넉넉하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에선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국 노후주택 절반 넘어…새 아파트 수요 못 누를 것"
지난 7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 아파트는 일반분양 98가구 모집에 1만6472명이 몰려 평균 168.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최고 경쟁률이다.8·2 대책 이후 서울에서 공급된 공덕동 ‘공덕 SK리더스뷰’(34.6 대 1)와 남가좌동 ‘DMC 에코자이’(19.7 대 1) 등도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수도권에서는 서울과 가까워 인기 주거지역으로 꼽히는 경기 성남시 ‘고등지구 S-2블록 호반베르디움’(22 대 1), ‘산성역 포레스티아’(8.9 대 1) 등에 실수요자가 대거 몰렸다.
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는 “실수요자가 원하는 것은 주택 중에서도 아파트, 그것도 서울 인접지역이 아니라 서울 시내 아파트”라며 “재개발에 따른 멸실 가구 수 증가, 1~2인 가구 증가, 도심 선호 등을 감안할 때 서울의 들끓는 주택 수요를 잠재우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방에서도 광역시 등 대도시에선 청약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책 이후 부산 서구에서 분양한 ‘대신2차 푸르지오’는 평균 258 대 1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나타냈다. 금정구 ‘구서역 두산위브포세이돈’(57.4 대 1)과 사하구 ‘장림역 베스티움 2차’(11.3 대 1) 등에 새 아파트 수요자가 대거 몰렸다.광주에선 ‘첨단 금호어울림 더테라스’가 지난달 31일 1순위에서 87.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에 노후 주택이 절반을 넘기 때문에 질적인 측면에서도 ‘살 만한 집’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재고 1669만 가구 중에서 단독주택(다가구 제외)은 270만 가구다. 이 중 30년 이상 된 낡은 주택이 153만 가구(56.8%)에 달한다. 아파트는 전체 1003만 가구 중 준공 20년 이상이 360만 가구(36.2%) 수준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연구위원은 “도시 지역 주택이 양적으로든 질적으로든 부족하다”며 “주택 노후도가 극심한 상황에서 새 아파트에 대한 잠재 수요를 누르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