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흥국생명 상품 판매 재개

국민·신한·KEB하나은행 등 흥국생명 건전성 소폭 개선
시중은행이 흥국생명의 고액 저축성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흥국생명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KEB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들어 흥국생명의 5000만원 초과 고액 저축성 상품 판매를 다시 시작했다. 이 은행들은 보험사의 대표적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감독당국의 권고치인 150% 밑으로 떨어졌다는 이유로 지난 5~6월 흥국생명 상품 판매를 제한했다.RBC 비율은 보험사가 위기 상황에 보험 가입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제때 내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흥국생명의 RBC 비율은 지난해 말 145.4%로 업계 최하위권이었으며 150%를 밑돌았다. 3월 말 기준으론 148.5%로 여전히 150%를 회복하지 못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5000만원을 초과하는 상품은 위험하다고 보고 흥국생명의 해당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다만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가입금액 5000만원 이하 상품은 원금과 이자를 보전받을 수 있어 판매를 이어갔다.

흥국생명은 자본 확충과 구조조정을 통해 RBC 비율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3월 150억원 규모의 후순위 채권과 3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6월에 4개 부문 12개 사업본부·실 26개 팀으로 구성된 조직 체계를 8개 사업본부·실 23개 팀으로 축소·통합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가량 늘었으며 RBC 비율도 6월 말 기준 162.2%로 높아졌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아직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 판매)를 제한하고 있는 우리은행과 협의 중”이라며 “늦어도 9월 안에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 관계자들은 “흥국생명의 RBC 비율 개선이 일시적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