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모바일] 인공지능 음성비서 접목한 'T맵'… "이젠 말로 길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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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맵×누구' 서비스국내 1위 모바일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이 운전 중 화면 터치 없이 음성만으로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SK텔레콤은 지난 7일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자사 인공지능(AI) 플랫폼 ‘누구’를 적용한 ‘T맵×누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음성으로 목적지 설정·변경
'누구 앱' 추가 설치하면 멜론 음악감상·일정조회 가능
기존 T맵은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음성인식 기능도 단순히 한두 단어의 음성을 인식해 검색을 지원하는 수준이었다. 이번에 나온 T맵×누구 서비스는 음성인식 기반의 누구 기능이 더해지면서 음성만으로 목적지를 새로 설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음성 명령을 통해 운전 중에도 주변의 가장 저렴하거나 가까운 주유소 및 주차장을 찾을 수 있고, 사고상황 등 교통 정보를 T맵과 대화하듯 안내받을 수 있다. 사용자가 운전 중 “아리아, 코엑스로 가자”라고 말하면 T맵이 “서울 코엑스로 안내합니다. 낮 12시37분에 도착 예정입니다”라고 답하는 방식이다.
누구가 적용되면서 T맵에서도 AI 스피커 누구가 제공하는 30여 가지 기능 중 운전에 특화된 10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프로야구 경기 결과, 주요 뉴스 브리핑, 라디오 듣기, 날씨 및 운세 조회 등은 T맵 업데이트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 T맵 외에 누구 앱(응용프로그램)을 추가로 설치하면 음악 감상(멜론)은 물론 일정 조회(구글 캘린더)까지 가능하다. 음악 감상과 관련해 “가을 음악 틀어줘” “여행 음악 들려줘” 등 음성으로 특정 테마를 지정할 수도 있다.
T맵×누구는 엔진소리, 바람소리, 대화상황 등 다양한 자동차 소음환경 학습을 통해 음성인식 성공률을 최고 96%까지 높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7월 영종도 BMW드라이빙센터에서 차량 창문이 닫힌 상태로 8400여 회의 테스트를 한 결과 음성인식 성공률은 시속 40㎞ 이하에서는 96.3%, 시속 80㎞에서 92.5%를 기록했다.T맵은 작년 7월 통신3사 가입자에게 무료 개방한 뒤 가입자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달 기준 T맵 월 사용자는 1014만 명으로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3사 무료 개방 후 1년여간 타사(KT LG유플러스 및 알뜰폰) 이용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맵의 하루 평균 사용자는 240만 명으로 이들이 하루 2건씩만 음성 명령을 이용해도 매일 인공지능이 학습 가능한 데이터는 480만 건에 달한다”며 “인공지능의 학습 속도가 더 빨라지고 정확도도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T맵×누구의 구동어는 ‘아리아’ 또는 ‘팅커벨’ 중 선택할 수 있다. T맵 사용 중 걸려온 전화를 음성 명령으로 수신하는 기능도 연내 추가할 계획이다.
T맵×누구는 통신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원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구글 플레이에선 이달 15일부터 가능하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