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노조 "원전은 악의 축 아니다" 산업장관에 항의

산업부·노조 간담회…백운규 "원전은 같이 가야 할 파트너"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이 12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원전을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백 장관은 이날 경주 월성 원전에서 윤원석 수석부위원장과 남건호 기획처장 등 한수원 노조 집행부를 만나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등 원전 정책에 대한 간담회를 했다.

백 장관은 웃으면서 "이제 집회는 더 안 해도 될 것 같다.

정부는 언제나 열려있으니까 이제는 (산업부에) 와서 회의실에서 이야기하면 된다"고 첫 마디를 던졌다.앞서 노조 관계자들은 백 장관의 방문에 맞춰 월성 본부 정문에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반대' 피켓 등을 들고 시위했다.

윤 수석부위원장은 "시기가 시기인 만큼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며 "장관이 생각하는 신재생에너지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재생과 친환경 에너지는 원자력과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김정은도 아닌데 항상 악의 축으로, '원자력은 마피아다, 너희는 악'이라고 표현하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가 상당히 떨어졌다.그런 것도 한번 생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지금까지 50년 동안 기술 개발하면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발전시켜 해외에 수출, 국익에 보탬이 될지도 생각해달라"며 "원전을 너무 악으로 몰아서 아주 안 좋은 에너지로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백 장관은 "악의 축이라고 한 적도 없는 것 같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원전은 항상 같이 가야 하는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백 장관은 "마피아 이런 단어들이 나온 이유는 전에 원전 부품 납품 비리에 관련된 일부 업체로 인한 것"이라며 "그게 모든 집단을 다 통칭할 수 없고 절대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도 기술을 고도화해 원전을 수출하는 것에 전혀 반대 안 하고 오히려 지원할 계획"이라며 "친환경과 함께 원전도 수출산업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여러 어려운 여건에서도 원전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게 근로자와 경영자가 여태까지 바친 열정과 시간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같이 숙의하고 논의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경주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