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매각 '엎치락뒤치락'… "다시 한미일연합과 협상"

"SK '경영관여 억제' 각서 제출"…日언론 "협상전망 예단 어려워"

혼전을 거듭하는 도시바(東芝)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돌고 돌아 다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이 협상자로 되며 20일 계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13일 NHK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시바는 협업 상대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경영권에 강한 집착을 보이자 9월 들어 새로운 제안을 한 한미일연합과 우선적으로 협상하기로 선회했다.

한미일연합의 지난주 새 제안에는 인수 뒤 개발자금 등을 지원하고, 인수금액도 2조4천억엔(약 24조6천억원)으로 WD가 주도하는 신(新)미일연합의 2조엔 규모보다 우위에 서 있는 상태다.

도시바메모리의 주요 고객인 미국 애플도 한미일연합에 자금을 대기로 해 WD와 국제중재재판소에서 다투고 있다고 해도 매각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도 내려졌다고 한다.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올해 6월 우선 협상자로 선정됐다가 SK하이닉스가 도시바메모리 경영에 관여하려 한다는 의심으로 WD진영에 밀려났던 한미일연합이 SK하이닉스의 경영관여를 억제한다는 추가 제안을 했다고 한다.

도시바는 한미일연합의 핵심 역할을 하는 베인캐피털 측에 SK하이닉스의 경영관여 억제 등에 대한 각서를 주고받은 뒤 WD와 추진하던 교섭을 전환, 한미일연합과 우선협상하기로 했다고 전해졌다.도시바는 베인캐피털과 우선협상에 나서기 위해 13일 열리는 이사회에 세부내용을 1차적으로 토론하게 되며, 논의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다수 일본 언론은 향후 협상도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미국 원자력자회사 거액 적자와 회계조작 문제로 경영위기에 빠진 도시바는 경영 재건을 위해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내년 3월말까지 마쳐 채무초과 상태를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도시바로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달 중에 매각할 곳을 결정하겠다는 의지이지만, 일본정부의 개입과 교섭처의 교섭안 변경 등 변수가 많아 막판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도시바는 한미일연합의 인수안건 등을 정밀하게 조사하고 세부 조건에 대한 조정을 서둘러 다음 이사회가 열리는 20일에는 최종 인수계약을 해보려 한다고 지지통신이 전하기도 했다.

매각할 곳이 최종 결정되더라도 계약 후 각국 독점금지법 심사에는 반 년 정도 걸릴 것으로 알려져 내년 3월까지 매각대금을 받아 채무초과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