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한국 조선-러시아 에너지사 주식 맞교환하자" 깜짝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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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방러 때 논의…러시아 등과 FTA 추진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사진)은 13일 “국내 조선업체와 러시아 에너지 기업 간 주식 맞교환을 러시아 측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러시아 방문 중 조선을 비롯해 가스, 철도, 전력, 북극항로 등 9개 분야에서 한·러 협력을 강화하자는 신(新)북방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통상 부문 수장이 국내 조선사-러시아 에너지 기업 간 ‘주식 빅딜’을 제안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본부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조선업이 강하고 러시아는 그렇지 않은데 물류 쪽에서 협력할 부분이 많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6~7일 러시아가 주최한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과 함께 참석했다. 김 본부장은 “러시아 에너지 메이저 기업 중 하나가 국내 조선업체와 주식을 맞교환할 수 있는지, 러시아 측에 검토해보자고 했다”며 “그렇게 되면 (국내 조선사는 러시아에서 수주받아) 선박 수요가 많아지고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제안은 김 본부장의 개인적 아이디어였다”며 “주식 맞교환을 비롯한 여러 제안을 했고 러시아 측에서는 ‘양국 관계가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자’는 식으로 답했다”고 했다. 하지만 단순히 김 본부장의 ‘개인적’ 제안이라고 보기 힘든 측면이 있는 데다 러시아가 김 본부장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면 초대형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김 본부장은 또 “러시아가 주축이 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EAEU 회원국은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 등 5개국이다.
김 본부장은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제소할 건가 안 할 건가는 옵션으로 항상 갖고 있지만 어떤 게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일지 아주 세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승소한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 그런 것을 다 생각하고 분석해야지 정책이라는 것은 내 성깔대로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