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조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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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입찰제안서 제출…파격금리 내세워 진검승부은행권에서 ‘금고(金庫)’ 쟁탈전이 뜨겁다. ‘금고’는 대형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기금 및 예산을 관리하는 주거래은행을 뜻한다. 수십, 수백조원에 달하는 금고 관리권을 따내기 위해 은행들은 막대한 출연금을 약속하거나 파격적인 금리우대 조건을 내걸고 있다. 올 하반기엔 600조원의 기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주거래은행을 새로 정한다. 7개 지자체도 주거래은행을 재선정할 예정이다.
2018년 3월 계약기간 종료
수십 만명 고객 유치…각종 연계사업은 '덤'
"지자체 금고도 잡자"
전남·강원 등 4조~6조원 보유
출연금 약속 등 과열 우려도

은행들이 금고 쟁탈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막대한 기금·예산 관리권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주거래은행이 되면 해당 기관 및 지자체의 세입·세출 업무와 직원 월급통장 관리까지 담당할 수 있다. 수백, 수천 명의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주거래은행 선정을 둘러싼 과열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주거래은행이 되면 은행으로 유입할 수 있는 자금 규모가 막대하다 보니 신규 입찰을 따내기 위해 수천억원의 출연금을 약속하기도 한다”며 “기존 계약을 지켜내지 못하면 담당임원이 문책을 당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안상미/이현일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