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부실채권 신용등급 올라…연 4% 안팎 수익 기대"

인터뷰 / 제임스 듀란스 피델리티 펀드매니저
유럽 경기회복세로 하이일드펀드 수익성 높아져
“유럽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부실채권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하이일드펀드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됐다고 생각합니다.”

제임스 듀란스 피델리티인터내셔널 유럽하이일드 펀드매니저(사진)는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최근 10년 내 가장 높은 2.2%로 전망했다”며 “기업들의 체력이 탄탄해지면서 하이일드펀드의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이 BBB를 밑도는 고수익·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듀란스 매니저는 유럽 하이일드채권 시장에서 38억유로(약 5조1126억원)를 굴리고 있다.듀란스 매니저는 투자적격 아래 등급을 받은 기업들의 신용도가 오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 원자력발전서비스업체인 아레바는 신용등급이 BB에서 B로 떨어졌다가 재기에 성공해 BB로 다시 올랐다”며 “아레바 같은 회사가 늘어나고 있어 하이일드펀드의 수익성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피델리티에 따르면 유럽 기업들의 부도율은 2010년 12%를 훌쩍 뛰어넘었으나 올 들어서는 2%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피델리티 유럽 하이일드펀드도 올 들어 6.34%(지난 13일 기준)의 수익을 거뒀다.

듀란스 매니저는 “미국 하이일드펀드는 에너지 회사 비중이 높지만 유럽 하이일드펀드는 은행 등 금융회사 투자가 많다”며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 은행들이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점도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하이일드펀드 수익률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주요 대형 은행들이 부실대출 증가로 휘청이면서 2015년 2.3%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듀란스 매니저는 “하이일드채권의 가치가 이미 많이 올랐다는 평가가 조금씩 나오는 것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연 4% 안팎의 수익을 기대한다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ECB가 금리를 올리면 채권평가손실이 발생해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 경제에 충격을 주는 정치적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