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꿈꾸던 첫 라운드 두 번이나 울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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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라운드였다.”
배상문(31)이 군 제대 후 첫 복귀 라운드를 치렀다. 14일 인천 서구 청라베어즈베스트GC(파71·6953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33회 신한동해오픈에서다. 그는 이날 보기 5개,버디 2개를 묶어 3오버파 74타를 적어냈다. 공동 95위. 배상문은 소총수로 현역 복무를 마친 뒤 지난달 전역했다.그는 복귀 첫 라운드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팬들과 갤러리들을 2년여 만에 만난 그는 “군생활 내내 복귀를 꿈꿨다”며“첫 티샷에서 이름이 호명됐을 때 감사한 마음과 함께 엄청난 긴장감이 몰려와 무지하게 떨렸다”고 털어놨다. 라운드 도중 두 번이나 울컥했던 순간도 있었다.
“첫 티샷을 하고 세컨드샷을 하러 걸어 갈때였는데, 군대에서 겪었던 일들이 한꺼번에 머리속을 스쳐갔어요.18번홀에선 그린에 올라갈 때 팬들이 ‘그동안 고생했다’고 외쳐주셔서 또 울컥하더라고요. 선글라스를 써서 안들켰지만 진짜 북받쳤구요.”3오버파의 성적표에 대해선 다소 불만족스러움을 내비쳤다. 그는 “1라운드를 마쳤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도 “준비한 것 반의 반도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억울한 면도 있다”고 1라운드를 자평했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배상문은 “그렇게 준비를 많이 해놓고도 자꾸 미스샷이 나올 경우를 생각해 수비적으로 친 게 좀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2015년 10월 프레지던츠컵 이후 2년여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한 그는 일취월장한 후배들의 실력을 놀라워했다.그는 “너무 오랜 만에 경기에 나서다 보니까 솔직히 좀 쫄았던 것 같다”며“자기 스윙을 대담하게 하는 후배들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머리를 숙였다.
기술적으로는 아이언샷 불안을 가장 아쉬워했다. “한쪽 방향으로 미스를 하면 훨씬 좋은 샷을 만들 수 있는데 양쪽으로 다 미스를 했다는 게 문제에요. 바람이 불면 낮게 쳐서 바람에 태우는 샷도 잘 했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했어요.”
100야드 안팎의 웨지샷도 기대치에는 못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는 “짧은 웨지샷은 힘조절이 중요한데 옛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다 보니 오락가락 했던 것 같다. 좀 부족했다”고 털어놨다.군대에서 가장 많이 배운 건 인내다. “해야 할 일을 시간에 맞춰 하는 빡빡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사람이 좀 독해진 건 확실해요. 군대에서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PGA 투어가 뭐가 힘들었는지 투덜댔던 게 참 후회스럽기도 하고요.”
지금도 보기가 나오거나 퍼트가 잘 안되면 화가 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빨리 분위기를 전환해 다음홀에 집중하는 속도가 빨라진 것은 많이 달라진 부분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남은 라운드에서 쇼트게임으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상문은 “퍼팅을 잘해 버디를 많이 잡아낼 것” 이라며 “그린빠르기를 좀 더 익히고,아이언도 한 방향으로 칠 수 있도록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늘보다는 내일,내일보다는 모레 더 잘 칠 수 있을 겁니다. 꼭 주말까지 남아 있도록 하겠습니다.”이날 베테랑 강경남(34)이 6언더파 65타를 쳐 김준성(26)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김준성은 이날 홀인원 한 개와 샷 이글 한 개를 포함해 손쉽게 6타를 줄여 우승 경쟁을 시작했다.
청라=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배상문(31)이 군 제대 후 첫 복귀 라운드를 치렀다. 14일 인천 서구 청라베어즈베스트GC(파71·6953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33회 신한동해오픈에서다. 그는 이날 보기 5개,버디 2개를 묶어 3오버파 74타를 적어냈다. 공동 95위. 배상문은 소총수로 현역 복무를 마친 뒤 지난달 전역했다.그는 복귀 첫 라운드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쳤다”고 소감을 밝혔다.
팬들과 갤러리들을 2년여 만에 만난 그는 “군생활 내내 복귀를 꿈꿨다”며“첫 티샷에서 이름이 호명됐을 때 감사한 마음과 함께 엄청난 긴장감이 몰려와 무지하게 떨렸다”고 털어놨다. 라운드 도중 두 번이나 울컥했던 순간도 있었다.
“첫 티샷을 하고 세컨드샷을 하러 걸어 갈때였는데, 군대에서 겪었던 일들이 한꺼번에 머리속을 스쳐갔어요.18번홀에선 그린에 올라갈 때 팬들이 ‘그동안 고생했다’고 외쳐주셔서 또 울컥하더라고요. 선글라스를 써서 안들켰지만 진짜 북받쳤구요.”3오버파의 성적표에 대해선 다소 불만족스러움을 내비쳤다. 그는 “1라운드를 마쳤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도 “준비한 것 반의 반도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억울한 면도 있다”고 1라운드를 자평했다.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배상문은 “그렇게 준비를 많이 해놓고도 자꾸 미스샷이 나올 경우를 생각해 수비적으로 친 게 좀 어이가 없었다”고 했다.
2015년 10월 프레지던츠컵 이후 2년여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한 그는 일취월장한 후배들의 실력을 놀라워했다.그는 “너무 오랜 만에 경기에 나서다 보니까 솔직히 좀 쫄았던 것 같다”며“자기 스윙을 대담하게 하는 후배들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머리를 숙였다.
기술적으로는 아이언샷 불안을 가장 아쉬워했다. “한쪽 방향으로 미스를 하면 훨씬 좋은 샷을 만들 수 있는데 양쪽으로 다 미스를 했다는 게 문제에요. 바람이 불면 낮게 쳐서 바람에 태우는 샷도 잘 했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했어요.”
100야드 안팎의 웨지샷도 기대치에는 못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는 “짧은 웨지샷은 힘조절이 중요한데 옛 기억을 떠올리려 애쓰다 보니 오락가락 했던 것 같다. 좀 부족했다”고 털어놨다.군대에서 가장 많이 배운 건 인내다. “해야 할 일을 시간에 맞춰 하는 빡빡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사람이 좀 독해진 건 확실해요. 군대에서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PGA 투어가 뭐가 힘들었는지 투덜댔던 게 참 후회스럽기도 하고요.”
지금도 보기가 나오거나 퍼트가 잘 안되면 화가 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빨리 분위기를 전환해 다음홀에 집중하는 속도가 빨라진 것은 많이 달라진 부분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남은 라운드에서 쇼트게임으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상문은 “퍼팅을 잘해 버디를 많이 잡아낼 것” 이라며 “그린빠르기를 좀 더 익히고,아이언도 한 방향으로 칠 수 있도록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늘보다는 내일,내일보다는 모레 더 잘 칠 수 있을 겁니다. 꼭 주말까지 남아 있도록 하겠습니다.”이날 베테랑 강경남(34)이 6언더파 65타를 쳐 김준성(26)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김준성은 이날 홀인원 한 개와 샷 이글 한 개를 포함해 손쉽게 6타를 줄여 우승 경쟁을 시작했다.
청라=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