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대금 지급" 현대차·베이징차 갈등 '일단 봉합'

베이징현대, 협력사에 전액 지급
경영난 겪은 부품사 자금 '숨통'
현대차 "10월 합작 15주년…우의 다지고 협력 더 강화할 것"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가 석 달 이상 밀린 베이징현대(합작사)의 부품업체 납품 대금을 일괄 지급하는 데 동의했다. 이로써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의 부품 공급체계를 둘러싼 두 회사 간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판매량이 급감하고, 베이징현대에서 납품 대금조차 받지 못해 경영난을 겪던 현지 진출 한국 부품사들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베이징차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는 지난 13일 협력사에 그동안 밀린 대금을 조건 없이 지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베이징현대 관계자는 “베이징차 측에서 협력사의 어려움을 감안해달라는 현대차의 끈질긴 요구를 받아들여 부품값 인하 등 가격 조정 없이 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베이징차와의 협력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며 “다음달 베이징현대 설립 15주년 행사를 통해 우의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베이징차는 경영난을 이유로 한국 기업이 주류를 이루는 베이징현대 부품사에 납품 대금 지급을 미루면서 20% 이상의 단가 인하를 요구해왔다. 기존 한국 협력사 대신 부품값이 30%가량 싼 중국 현지 부품사로 공급망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품값을 깎으면 현지에 동반 진출한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이 더 심해질 게 불 보듯 뻔해서다. 부품 공급체계 변경 역시 중국 부품 품질이 떨어져 가격이 낮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버텨왔다. 베이징현대는 지분을 50 대 50으로 나눠 가진 합작사다. 현대차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장창민 기자/베이징=강동균 특파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