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억대 사기대출' KAI 협력사 대표, 혐의 전면 부인

매출 부풀린 허위 재무제표로 대출…"분식회계 인정, 사기 의도 없어"
허위 회계자료를 바탕으로 340억 원대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협력업체 D사 대표가 "분식회계로 인해 신용등급이 올라가지 않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사기대출을 받으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D사 대표 황모(60)씨의 변호인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최병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절차에서 "대출금을 받아 가로챌 고의가 없었고 분식회계와의 인과관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분식회계를 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매출만 과다 계상한 것이 아니라 매입도 과다 계상했다"며 "다른 이유로 분식회계를 했을 뿐 대출을 받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분식회계 이유를 묻자, 변호인은 "KAI와의 거래에서 가공업무를 새로 맡으려면 매출 실적이 필요했고, 이를 경쟁업체 수준에 맞추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날개 부품 생산업체 D사를 운영하는 황씨는 총 661억 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2011∼2015년도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과다 계상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D사의 기업신용등급을 높게 평가받아 2013년 3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산업은행, 우리은행으로부터 운영·시설자금 명목으로 총 342억5천만 원을 대출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도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D사는 올해 3월부터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검찰은 사기 대출금을 포함해 D사가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총 620억 원 중 상당액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공판준비절차는 이달 27일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