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대만 HTC 스마트폰 개발부문 1조2000여억원에 인수

3년만의 하드웨어업체 복귀…삼성·애플·LG에 도전

구글이 픽셀폰을 주문 생산해온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宏達國際電子)의 휴대전화 연구개발 부문을 인수키로 했다.대만 자유시보 등은 21일 HTC가 휴대전화 ODM(제조자 개발생산 방식) 연구개발팀 인력과 라이선스, 지식재산권 등을 구글에 미화 11억 달러(1조2천463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구글은 직접 스마트폰 하드웨어 개발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돼 모토로라 매각 3년 만에 다시 강력한 하드웨어 업체로 복귀하게 됐다.

이는 삼성, 애플 등 기존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작지 않은 도전이 될 전망이다.HTC의 선다오방(沈道邦) 대변인은 구글의 픽셀폰 개발을 위해 HTC 연구인력을 구글에 보내기로 했으며 매각 절차는 내년초 마무리된다고 전했다.

HTC는 중대 발표를 이유로 21일 주식거래를 중단시킨 상태다.

선 대변인은 이번 계약이 HTC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차기 브랜드도 준비 중이고, 매각으로 자금 융통이 원활해져 휴대전화 개발에 투입비용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HTC의 연구개발 인력은 모두 4천명이며, 이번 사업매각으로 절반인 2천명만 남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사업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HTC는 스마트폰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HTC의 올 1∼8월 매출은 398억6천만 대만달러(1조4천95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4% 감소했고, 특히 8월 매출은 54.4% 격감한 30억 대만달러로 14년만의 최저치였다.왕쉐훙(王雪紅·여) HTC 회장은 "구글은 하드웨어 개발에 있어 혁신개발 동력이 투입됐고 HTC에겐 스마트폰 및 가상현실(VR) 헤드셋 사업의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양측이 장기적인 협력파트너 관계를 이어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릭 오스텔로 구글 하드웨어 부문 부사장은 "HTC는 줄곧 구글의 장기적인 전략파트너였다"며 "전세계 IT소비제품에 더 많은 혁신을 불어넣기 위해 HTC 개발팀이 구글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 2011년 하드웨어 부문 강화를 위해 모토로라를 125억 달러에 인수한 후 3년여간 몇 종류의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하자 2014년 모토로라 부문을 레노보에 29억 달러에 매각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lovestaiw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