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 치료비 피해자가 보상… 이상한 자동차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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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무면허 사고 당해도 과실 0% 아니면 전액 배상
보험료 할증 '이중 피해'까지
보험연구원 "가해자 치료비 본인이 부담토록 법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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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선 음주운전으로 사고가 났을 때 가해자도 보험금을 통해 피해 보상을 받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치료비 보상이다. 음주·무면허 사고에 의한 피해자도 과실비율이 0%가 아닌 이상 가해자 치료비를 전액 배상해야 한다. 피해자가 본인이 받은 치료비보다 더 많은 금액을 가해자에게 보상해주는 경우도 생긴다. 해당 치료비는 자동차보험을 통해 지급되기 때문에 결국 보험사의 부담이 된다.한 손해보험사 대표는 “피해자도 가해자 때문에 다음해 할증된 보험료를 내야 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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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은 이 밖에 병원이 자동차보험 환자의 내원 사실과 환자 상태를 알 수 있는 기초자료를 보험사에 바로 알리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병원에서 장기간 과잉치료를 받던 환자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경우 보험사에 교통사고와 관련없는 치료까지 지급보증을 요구하는 등 부작용이 생겨서다.
지속적으로 자동차보험 배상제도에 관심을 보여온 국회의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경미한 사고를 당한 환자의 과잉치료를 억제하고 합리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보험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고부담금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음주·무면허 운전으로 사고를 낸 사람이 사고당 보험금 지급을 받기 전에 일정 부분 부담해야 하는 금액. 상대방이 다쳤을 때는 최대 300만원, 물적 피해를 입혔을 때는 최대 100만원까지 부담해야 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