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전립샘비대증 환자 10명 중 1명은 전립샘암"

전립샘비대증 환자 10명 중 1명은 전립샘암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정구 고대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이 최근 5년 동안 전립샘 비대증 진단 받은 환자 중 홀렙수술(레이저 전립샘비대증 수술)과 전립샘 조직검사를 모두 받은 환자 170명을 분석했더니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25일 발표했다.이들은 모두 조직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와 암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홀렙수술을 받은 뒤 14명(8.2%)이 전립샘암 진단을 받았다. 이들이 홀렙수술로 전립샘을 완전 절제하지 않았다면 몸 속에 암을 그대로 방치하고 살았을 위험이 높다는 설명이다.

전립샘 조직검사는 초음파로 전립샘 안의 정해진 부위에서 일부 조직을 채취하는 검사다. 전립샘암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암을 확진할 때 가장 중요한 검사다. 하지만 현재 시행되는 전립샘 조직검사는 세포 샘플을 무작위로 채취하기 때문에 암 세포를 놓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전립샘비대증 수술은 경요도절제술, KTP레이저기화술, 홀렙수술 등이 있다. 경요도 절제술과 KTP레이저 기화술은 전립샘 안쪽부터 바깥쪽으로 긁어내거나 소작하는 방식이다. 수술 후 전립샘 조직이 일부 남을 수 있다. 반면 홀렙수술은 전립샘 바깥쪽을 분리해 제거하기 때문에 전립샘이 완전 절제된다.
심 교수는 "홀렙수술을 받은 뒤 암으로 진단된 환자 중 5명(35%)은 전립샘 암 악성도 점수가 7점 이상으로 높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였다"며 "암 세포가 체내에 남아있었으면 악화되거나 전이돼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전립샘은 남성에게만 있는 기관이다. 방광에서 요도로 이어지는 부위에 있는데 전립샘이 암이나 비대증 때문에 커져 요도를 압박하면 배뇨 관련 증상이 생긴다. 요의를 자주 느끼는 빈뇨, 수면 중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주 일어나는 야간뇨, 소변줄기가 약해지고 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오는 요주저 등이다.

전립샘비대증이 심하지 않으면 생활요법으로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면 약물치료나 수술치료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전립샘 암과 비대증은 다른 질환으로, 비대증은 암으로 진행하지 않는다"며 "다만 두 질환 모두 노화나 호르몬 변화로 생길 위험이 커져 비대증이나 염증이 있으면 암 가능성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