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연출가 파파이오아누, '위대한 조련사' 국내 첫 무대

"온전한 존재란 무엇인지 작품에서 물었죠"
그리스 공연연출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53·사진)는 ‘무대 위의 시인’으로 불린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폐막식 총연출로 이름을 알린 그는 단순함과 절제미로 요약되는 독창적 작품 세계로 세계 공연예술계에 고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프랑스 아비뇽축제에선 최신작 ‘위대한 조련사’를 선보여 현지 평론가들에게 ‘신비로움과 마성의 수수께끼 사이의 몽환적인 작품’ ‘영혼을 점령한 실험적이고 세련된 시’란 찬사를 받았다.

파파이오아누가 이 작품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오는 28~30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와 국제협력제작 방식으로 ‘위대한 조련사’를 공연한다. 지난 15일 개막한 SPAF의 최고 기대작으로 꼽힌다.그는 25일 서울 종로구 메이플레이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이 온전한 존재가 되기 위해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파파이오아누는 “‘인생에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해 최후에는 죽음에 한 자루 뼈밖에 남겨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치열한 삶의 태도를 좋아한다”며 “삶 자체를 들여다보는 작업에서 예술 활동의 영감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장르를 특정 짓지 않는다. 미술과 연극, 행위예술 등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음악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느리게 편곡한 곡을 쓴다. 그는 “절대적인 단순미를 추구한다”며 “복잡한 문화 속에 살기 때문에 ‘비어 있음’을 느낄 능력을 상실한 현대인에게 본질로 돌아갈 길을 열어놓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 중인 한국에 해줄 말이 없느냐는 질문에 “감히 조언하고 싶지는 않지만 개인적으로 올림픽 세리머니는 특정 나라의 가장 고유하고 독창적인 문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