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소형 SUV, 가솔린 타고 '가속 페달'
입력
수정
지면B1
가솔린 SUV 전성시대
'SUV=디젤' 이라는 공식 깨고 가격 경쟁력·정숙성 앞세워 인기
코나, 가솔린 판매 비중 70% 육박
티볼리·트랙스도 가솔린이 더 인기

현대자동차의 첫 소형 SUV인 코나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7375대가 팔렸다. 이 중 5100여 대는 가솔린 모델인 것으로 집계됐다. 비중으로 따져보면 70%에 육박한다.이런 현상은 다른 소형 SUV에서도 나타난다. 쌍용자동차 티볼리(티볼리 에어 포함)는 부분변경 모델이 나온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8666대가 팔려나갔다. 가솔린 엔진을 얹은 티볼리 판매량은 72% 정도에 해당하는 6293대에 달한다.

소형 SUV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이 많이 팔리는 건 경유(디젤) 차량이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리면서 소비자가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망가진 디젤차는 인기가 점점 사그라지고 있다.이뿐 아니라 초기 구입비용이 디젤차보다 200만원 정도 싸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국내에서 팔리는 소형 가솔린 SUV는 대부분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800만원대부터 구입할 수 있다. 디젤 차량은 2000만원 넘게 줘야 살 수 있다.
차체 크기가 작아 연비가 떨어지지 않는 점도 구매 결정 요인 중 하나다. 현대차의 코나 가솔린 터보(이륜구동 자동변속기 기준)는 복합 연비가 L당 12.8㎞로 디젤(16.8㎞)과 큰 차이가 없다. 출력은 더 높아 도로에서의 주행 성능도 부족함이 없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디젤 게이트에 미세먼지 배출원 논란까지 겹치면서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어려워졌다”며 “앞으로 SUV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 비중이 점차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카레이서는 “가솔린 SUV는 소음과 덜덜거리는 현상이 없어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다”며 “도심에서 이용하기 적합하다”고 말했다.국내 소형 SUV 시장은 2013년 1만2998대 규모의 작은 시장이었다. 그러나 신차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2014년 3만2932대, 2015년 8만6233대로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해엔 10만대(10만7295대)를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