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싱글벙글!] OB보다 무서운 벙커샷1인치 이상 내려잡아라

백스윙 때 체중 이동을 최소한으로 해 정확하게 컨택하는 것이 페어웨이 벙커샷 비결. KLPGA 주가은 프로(엑스페론골프)가 시범을 보이고 있다.
페어웨이 벙커샷을 가장 쉽게 하는 방법은 그립을 생각보다 많이 내려 잡는 것이다. 1인치 이상 내려 잡으면 적당하다. 검지손가락 가운데 마디보다 약간 더 내려 잡으면 된다. 페어웨이 벙커샷을 할 때 두 발은 모래를 비비듯이 움직여 모래 속에 살짝 파묻어줘야 한다.

스탠스도 단단하게 잡을 수 있는 데다 그립을 짧게 잡을 때 날 수 있는 토핑도 막아주기 때문이다.볼 위치는 미들아이언까지는 보통 때보다 약간(볼 반 개 정도) 오른쪽에 두면 좋다. 롱아이언은 보통 때라면 볼을 왼발 쪽에 두는 골퍼라도 볼 한두 개 정도 몸 가운데 쪽에 가깝게(보통 때보다 훨씬 오른쪽으로) 두기를 권장한다.

페어웨이 벙커샷에서는 클럽 선택도 중요한데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벙커턱 높이다. 벙커턱이 별로 높지 않다면 페어웨이에서 같은 거리를 보낼 때 쓰는 클럽보다 한 클럽 길게 잡으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100m를 보통 피칭웨지로 친다면 페어웨이 벙커에서는 9번을 잡으면 된다.

벙커턱이 높다면 한 번에 온 그린시키려는 욕심을 부려서는 절대 안 된다. 안전하게 벙커를 탈출할 클럽을 고르는 것이 최선이다. 예를 들어 핀까지는 150m가 남았는데 벙커턱이 높아 6번이나 7번은 어림없고 피칭웨지로 쳐야만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다면 피칭웨지 혹은 샌드웨지를 선택하는 것이 십중팔구 정답이다.우물쭈물하다 낭패를 본 경험이 있다면 다음 말을 꼭 기억하라.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면 티샷을 잘못 친 것이니 보기를 하더라도 받아들여라’는 말이다. 그린 사이드 벙커샷을 할 때는 클럽 페이스를 오픈하는 것이 필수다. 셋업할 때만 클럽 페이스를 오픈하고 치면서 닫아서는 안 된다. 그래야 벙커를 적당한 높이로 탈출한 볼이 그린에 떨어진 뒤에도 덜 굴러간다. 기껏 클럽 페이스를 오픈했다가 다운스윙 때 보통 스윙처럼 닫아서 임팩트하면(비록 볼 뒤 모래를 쳐도) 볼이 그린에 올라간 뒤 많이 굴러간다.

벙커샷에서 클럽 페이스 오픈과 비슷한 비중으로 중요한 것은 볼 위치다. 그린 사이드 벙커샷 때 볼 위치는 왼발 쪽이 정답이다. 왼발 뒤꿈치 쪽에 놓는 것이 교과서에 나와 있는 답인데 클럽 페이스를 여는 것과 조합을 이룰 때 효과가 있다. 예외가 있다면 그린 사이드 벙커라도 스탠스가 고약하거나 볼이 파묻혀 있는 경우(이른바 에그 플라이)다. 이때 볼 위치는 몸 가운데 두고 클럽 페이스는 스퀘어로 한 뒤 볼 바로 뒤를 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벙커샷에서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속이 상하거나 두려움으로 샷이 거칠어지면 벙커에 뼈를 묻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보통 때 하는 스윙 리듬과 템포를 그대로 지키는 것이 비결이다. 그립을 짧게 잡거나 클럽 페이스를 열거나 볼 위치를 다르게 할 뿐 스윙은 거의 똑같이 해야 결과가 무난하다.

김용준 < 프로(엑스페론골프) ironsmithkim@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