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이 사람] 국회와 협치 이끄는 '야전사령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구두 축이 빠질 정도로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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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지내
한국당 의원들 항의 시위 오자
"야당 시절 생각…영빈관 모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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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수석은 페이스북에 “야당 의원 시절 청와대를 항의 방문할 때마다 문전박대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그때와는 달라야 한다는 생각도 있고, 날씨도 나빠 최대한 예우하는 마음으로 한국당 의원들을 영빈관으로 모셨다”고 전했다.전 수석은 여소야대인 문재인 정부에서 국회와의 소통 창구를 맡고 있다. 그의 말처럼 “구두 축이 빠질 정도로” 국회를 누비고 있다. 협치(協治)의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여론 파악 등 고도의 정치적 판단 역시 정무수석의 몫이다. 술을 거의 못하지만 소탈한 성격으로 사람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는 평이다.
대표적 의회주의자로 꼽히는 전 수석은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당내 강성파 의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당시 여당과 유의미한 여러 협상을 성사시켰다.
이런 전 수석도 지난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국회 인준이 부결될 때는 큰 비애를 느꼈다고 한다. 전 수석은 “그동안 야당과의 소통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았다”며 “그날만은 (여의도를 잇는) 마포대교를 건너가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그날 오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만남을 취소했다고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으로 잠시 한숨 돌린 전 수석은 또다시 높은 협치의 벽에 부닥쳤다. 문 대통령과 5당 대표 만찬 회동에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불참하겠다고 버티고 있어서다.전 수석은 3선 의원(서울 동작갑) 출신인 정치 베테랑이다. 평화민주당 시절부터 더불어민주당까지 30여 년을 민주당에 몸담았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책기획비서관, 국정상황실장 등을 지냈다. 이런 경륜과 중량감 덕분인지 문재인 정부의 첫 정무수석에 임명되자 의외라는 평이 나왔다. 임종석 비서실장(51)보다도 여덟 살 많다.
전 수석은 “성공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나이는 의미 없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다. 충남 홍성 출신인 전 수석은 서울 휘문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