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49층 고집 꺾나… '35층 재건축 카드' 만지작

조합, 서울시 도계위 연이은 퇴짜에
의견 수렴 후 10월 결정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사진)가 주민들이 원하면 그간 고집해온 최고 49층 재건축안을 포기하기로 했다. 재건축을 본격 추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6년 만이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정비조합 추진위원회는 지난 27일 추진위 소집회의를 열어 재건축 층수를 주민 투표로 결정키로 했다. 이날 정비계획안 내용을 최고 49층 대신 35층으로 바꾸는 내용의 투표 시행 여부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이 단지의 한 소유주는 “35층 정비계획안 주민 동의서를 받아보는 것으로 추진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은마아파트는 초고층 재건축안을 놓고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추진위 등은 기존 14층 4424가구를 최고 49층 약 6050가구로 재건축하는 안을 제시했다. 반면 서울시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 35층 이상 허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추진위와 서울시는 2015년부터 층수 관련 사전 협상을 다섯 차례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중순 추진위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출한 49층 재건축계획안도 퇴짜를 맞았다. 도계위는 이례적으로 ‘미심의’ 결정을 내렸다. 현안 심의를 거부한다는 결정이다.

추진위는 다음달 중 단지 소유자들에게 49층 재건축안 수정 동의안을 징구할 예정이다. 추석 연휴 이후에는 소유주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정비계획안 수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투표 결과에 따라 이르면 10월 중 서울시 도계위에 변경안 심의를 다시 요청한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추진위 일부가 49층 재건축을 지나치게 고집하면서 사업이 크게 지연된 데 대해 불만을 가진 소유자들이 많다”며 “많은 주민이 현실성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 35층 재건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