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헤지펀드 "Fed 긴축 결정은 오판"

뚜렷한 인플레이션 압력 없어
섣불리 금리 올렸다간 경기급랭
장기 자산가격 급락 가능성도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 긴축 정책은 잘못된 판단에 근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29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브리지워터는 최근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Fed가 고전적인 경기순환 지표에 근거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자체적으로 계산해본 결과 Fed의 금리인상 계획은 적잖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Fed는 올 들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지난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을 내비쳤다.브리지워터는 Fed가 오판하고 있다는 근거로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현재 미국 경제는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만큼 뚜렷한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과열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금리 결정에 대한 판단을 잘못했을 때 발생할 위험의 크기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 경기 과열이 일부 발생하는 것보다 섣부른 금리인상으로 경기가 급랭하는 게 훨씬 위험하다는 얘기다.

브리지워터는 또 상당한 자금이 만기가 긴 자산에 투자돼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성급하게 올리면 역(逆)자산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만기가 긴 자산일수록 기준금리 인상 시 자산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한다는 이유에서다. 브리지워터는 이 밖에 현재 글로벌 부채 수준이 여전히 높고,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 둔화가 저소득층의 반발을 야기해 정치적·사회적 긴장을 높일 우려가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를 섣불리 인상하면 안 되는 이유로 제시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